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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일순교 신도

나는 구일순교 신도

  • 정금자
  • |
  • 책펴냄열린시
  • |
  • 2024-03-15 출간
  • |
  • 144페이지
  • |
  • 124 X 206 X 15mm / 329g
  • |
  • ISBN 9791188048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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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2021년 〈부산시단〉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시인은 따뜻한 시선을 견지한 풍부한 정서를 안고 사는 시인이다. 그러기에 이웃한 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소중하다고 판단하며 그 가치를 작품에 담고자 한다. 이는 정금자 시인이 꿈꾸는 세계이자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정신으로 여겨지며 시인이 구현하고자 하는 구일순교의 교리에 합치되는 이타행이라 보여진다. 어머니와 함께하며 몸에 들인 어려운 풍경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시인의 기본적인 사고의 틀에 들어앉게 된 것이다. 그래서 정금자 시인의 이웃에 대한 시선은 온기가 있고 이웃을 위한 기도가 담겨져 있다.
정금자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사셨다는 것이다. 마을 어느 집에 잔치가 있을라치면 묵을 해서 갖다 주던가, 배고픈 이웃에게 밥 해먹이기, 김장해 김치 나누기, 힘겹고 어려움에 처해도 인내하며 견뎌내는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며 어머니의 이런 모습은 딸에게는 충분히 종교가 되고도 남음이 있겠다는 생각이다.

저녁나절 나지막한 목소리 담 넘어온다
자석에 끌린 듯 가슴이 먼저 나선다
드뷔시의 〈사랑의 기쁨〉이 흐르는 찻집
우리들 밀어도 꽃을 피우며 흐른다
밤은 잔혹하리만치 빠르게 달려온다

바람 속에 잔꽃 되어 일렁이는 푸른 맥박
반란을 다독인다
사랑은 가슴과 가슴으로 흐르는 영혼 속 강물
누누이 설교하는
구일순*교 열성 신도인 나
순수를 간직해야 한다는
묵시적 약속을 깰 수 없어
더 깊은 밤으로 가는 침묵을 함께 나눌 수 없다

통금 전 젖은 눈빛을 담은 채
막차로 떠난 사람
달빛 긴 그림자 무거운 발걸음만
멍에 지고 돌아온 밤
나는 이불속에서
한참을 소처럼 울었다

-「나는 구일순교 신도」전문

이 시의 내용을 요약하면 간단하다. 저녁 무렵 담장 밖에서 누가 나직이 나를 부른다. 그소리에 가슴이 이끌려 나서게 되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눈다. 시간은 두 사람 사이를 시기하듯 재빠르게 흘러 밤은 점차 깊어지고 귀가 시간을 어기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만 그것을 누르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저버릴 수 없어 자리를 일어설 수밖에 없다. 사랑으로 이어주는 어머니의 사랑을 전해 받는 시적 화자는 구일순교의 신도임을 밝힌다. 구일순은 시적 화자의 어머니이며 동시에 정금자 시인의 어머니이다. 어머니는 신적인 존재여서 어머니가 일러주는 순수를 간직해야 한다는 계율을 깰 수가 없어 깊은 밤으로 이어져 가는 침묵을 깰 수 없어 귀가를 서두른다. 통행금지 시간이 있었던 오래전 서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 작품의 화자는 그렇게 고운 사람을 막차로 떠나보내고 달빛이 만든 긴 그림자만 이끌고 집에 돌아온 밤에 이불을 둘러쓰고 소처럼 울었다. 이 시의 화자는 갈등을 오래 하지 않는다. 엄마의 설교는 귀가 시간을 지켜서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은 사랑하는 이와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일어난다. 시적 화자의 갈등은 오래 끌지 않는다

추천사

이 작품은 교묘하게 암호를 숨기고 있는 작품이다. 시적 화자는 시간이 흘러 꿈을 찾는 일도, 떠나버린 동반자에 대한 그리움도 차츰 멀어져 가고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게 된다. 그것은 아침마다 대하는 거울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꿈을 찾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그리워하기에는 아픔이 너무 크다. 하루에 세 번씩 마주하는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지는 만큼 많이도 변했다. 거울에 비춰지는 모습만 변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내가 작은 새로 깨어난 것이다. 그 새는 꽃문을 열고 쉬어 갈 요람을 직조하는 직녀가 된다. 직녀는 견우를 기다리는 여인이다. 직녀는 그런 심정을 엮어 베로 짜는데 바람 무늬결을 새긴다. 그 무늬 속에는 자신의 속내를 숨겨두고 새로 태어난 새와 함께 걷는다. 이전의 내가 아니다. 새로 태어나 새로운 길을 가지만 그리는 마음을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직녀의 마음을 새겨 넣는다. 그 암호는 ‘빛과 어둠이 새겨진/ 조각 위로 내리는 바람 무늬/ 그 위로 숨겨둔 속내/ 새와 오래 함께 걷는다’이다. 이와 같이 해독이 쉽지 않은 시가 또 있다.

주문한 코끼리 한 마리
한나절이 지나도 문 앞에 서 있다

무딘 감각이 스쳐 갈 뿐
놀랄 것 없는 배달

풀잎 고요를 깨우는 새벽이슬 밟으며
온몸으로 전해오는 발자국을 따라
끝이 닿지 않는 초원으로 달려가는 두근거림을
푸른 별에 앉아 마사이 노래를 듣는다

하늘과 땅 점과 점 사이로
풀잎 반짝이는 수많은 나뭇잎들을
코끝에 먼지로 쟁여둔 채
뛰는 심장과 떨림을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창 너머로 눈길 기울인다

떠나지 못하고 서 있는
코끼리 다리 사이로 강물이 간다

-「택배를 받고」 전문

시적 화자가 코끼리를 주문했다. 택배로 배달된 코끼리가 한나절이 지나도 문 앞에 서있다. 화자는 코끼리를 주문해 놓고 무딘 감각으로 배달된 그것을 집 안으로 들여놓을 일을 잊어버린다. 코끼리는 풀잎에 내린 이슬을 밟으며 온몸에 전해져 오는 발자국을 따라간다. 코끼리 발자국소리는 커서 심장을 쿵쾅거리며 울린다. 그 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두근거림은 마사이족의 춤 추며 부르는 꾸밈없는 노래를 듣는다. 거침없이 다가오는 심장박동과도 같은 소리다. 푸른 별은 지구의 다른 이름이다. 마사이족은 아프리카 동부 케냐에 살고 있는 유목민이다. 화자가 코끼리를 주문한 것은 이런 원시와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동경을 담고 있다. 코끼리 택배는 지금의 삶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해서 낯선 세계로의 진입은 틸틸과 미틸의 행복을 찾는 도정과도 닮았다. 시공을 초월하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와 같은 작품이 앞으로 정금자 시인이 가야 할 길이라여겨진다.

목차

목차…04
자서…03

제 1 부

가면 속에서…11
강물소리…12
겨울 여행…14
고래를 찾다…16
귀착지…17
그늘막 아래에서…18
글 알…19
기침을 하다…20
기분전환…22
꽃길…23
꽃 피는 식탁…24
나이를 먹다…25
나는 구일순교 신도…26
나를 찾아서…28
나의 사랑은…30
날개에게…31
눈을 맞추다…32
둥근 불면…33
달빛 그늘…34
독거…36
독도 상륙…38
내 마음의 죽비…40

제 2 부

마주보다…43
막무가내…44
머리 위 빗방울…45
목련꽃잎…46
먼 길을 가다…48
낯선 페이지…49
문을 닫고…50
물 한 모금…51
문을 닫다…52
물구나무 서서…54
잃어버린 안경…55
마주보기…56
병실에서…57
봄, 마술…58
봄날 고요…59
비가 전하는 말…60
빛을 배달하는 여인…61
사랑 세일…62
사진 속에서…64
삭제된 메시지…66
사막…68

제 3 부

삼 년만의 외출…71
샤갈 풍으로…72
손을 잡다…73
소외…74
슬픈 카네이션…76
시간 도둑…77
식솔…78
아버지의 장화…79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래…80
아침 산택…81
안개를 걷고…82
안골짝 푸른 골목…84
아픈 이름 하나…86
약을 달이다…87
어둠을 읽다…88
어둠…90
어둠의 기도…91
어머니 꽃밭…92
여름 휴가…94
언어를 찾다…96
우울한 날씨…97
월식…98

제 4 부

일광 파도소리…101
잃어버린 시간…102
장미꽃과 통화하다…103
장미꽃을 위한 작은 눈빛…104
절정에서…106
젖은 바닥…107
주소 불명…108
커피 한 잔…110
택배를 받고…111
토끼와 모래시계…112
파도에 잠들다…113
팥빙수를 먹으며…114
폐선 역…116
푸른 멀미…118
함께 넘는 언덕…119
혼돈의 시간 속에서…120
환승역…122
흔들림에 대하여…124
흰 치마저고리 꿈…126
햇살…127

☐ 해설/어머니 경전-강영환…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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