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엽 스님은 근대 한국불교의 대표 비구니이자, 신여성으로서 일제강점기 여성의 의식 계몽에 앞장섰던 문인이다. ‘김일엽 문집’에는 일엽스님의 법문과 에세이를 모은 첫 저서인 《어느 수도인의 회상》을 비롯해, 이를 갈무리하고 보완한 대표 수필집인 《청춘을 불사르고》, 일엽스님의 불교 사상에 대한 면모가 잘 드러나는 수상록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가 포함된다. 또한 일엽스님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평전 형식의 연구서인 박진영 교수의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을 함께 묶어, ‘김일엽 전집(전 4권)’으로 구성된다.
■ 《어느 수도인의 회상》 | 김일엽 문집 1
‘대문화인’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27년 절필을 깨고 펴낸 일엽스님의 법문과 에세이 모음집
《어느 수도인의 회상》은 일엽스님이 참선 수행에 전념한 지 27년 만에 절필을 깨고 출간한 첫 저서이다. ‘실성失性한 인간’으로 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것은 나를 알아 얻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시작해야 한다. 인간 생활을 위해서는 우선 인간의 본정신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일엽스님은 종교 교육을 위한 글이자 포교문인 이 책을 통해 “생生의 채비가 곧 사死의 대비”라고 말한다.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한 ‘인생 문제’에 관심이 있는 이들, 자유로운 독립적 인간이 되고 싶은 이들에게 전하는 삶의 지침서가 될 것이다.
■《청춘을 불사르고》 | 김일엽 문집 2
고정관념에 매인 ‘소아小我’를 버려야 무한한 청춘을 얻는다
영원히 사는 길을 찾아 나선 일엽스님의 대표 수필집
《청춘을 불사르고》는 생사를 초월해 영원한 청춘을 얻고자 했던 수도인의 치열한 구도기다. 이 책은 전작인 《어느 수도인의 회상》에 속한 법문과 글을 갈무리하고 보완하여 새로이 엮은 것으로, 출간 당시 수많은 이들을 구도의 길로 이끌었다. 일엽스님은 “불탄 송아지같이 날뛰던 이 청춘을 불살라버리고” 시들지 않는 청춘을 증득證得하기 위해 불문佛門에 들었음을, 다름 아닌 자신의 자전적 삶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 김일엽 문집 3
인간적 사랑이란 무엇인가?
만공滿空을 향한 불심의 수상록
김일엽 문집의 마지막 책인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는 사랑이라는 절벽, 행복과 불행의 갈피를 헤맨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원하지 않은 조건부 사랑, 무한할 수 없는 상대적 행복, 오래 지속되기 힘든 자유와 평화 등 모든 인간 생활에는 반면半面이 존재한다.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라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행복의 유효 기간을 걱정하는 자신의 시선이 있다. 그래서 일엽스님은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함이 없는 무가보無價寶와 같은 자신의 생명력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일엽, 한 여성의 실존적 삶과 불교철학》 | 김일엽 연구
김일엽 스님의 생애와 구도행을 조명한 최초의 철학적 평전,
경험철학과 종교철학 사이의 풍부한 대화
격동기의 한국 근현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김일엽 스님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평전 형식의 연구서인 이 책은 김일엽문화재단의 후원과 미국 아메리칸대학교 종교철학과 박진영 교수의 11년간의 원력,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진흥사업단의 지원을 통해 미국에서 영문으로 먼저 출간되어 화제가 된 후 이번에 번역, 출간되었다.
신여성으로서, 또한 승려로서 김일엽이 제기한 여러 질문은, 김일엽이라는 한 개인에게 국한한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들은 오늘날 불교철학자들과 비교철학자들 역시 실존적 ‘삶의 철학life philosophy’이라는 범주 안에서 다루고 있다. 파란만장한 김일엽의 삶과 철학을 통해, 여성이 철학, 특히 불교철학을 접하는 방식이 남성적 철학 사유와 본질적으로 다른 점을 흥미롭게 짚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