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미 시인의 시집 『낙타는 달리지 않는다』가 〈시작시인선〉 0498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7년 『사람의 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시집으로는 『거룩한 식사』 『징검다리』 등이 있다.

해설을 쓴 유성호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그가 노래하는 시적 테마는 ‘사랑’이라는 에너지로 한결같이 귀결”한다. 그러나 박영미 시인이 노래하는 ‘사랑’은 자신을 점화시키고 채우려는 에로스적 욕망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의 ‘사랑’은 자신을 비움으로써 다른 존재를 품어 낼 수 있는 아가페적 승화에 가깝다. 그러므로 절대적이고 우주적이다.
박영미 시인은 “근원적, 실존적 사랑의 서정시”를 통해 삶의 “애잔하지만 장엄한 소멸의 순간”마저도 “삶에서 발견해 가는 신비와 경이”의 차원으로 그려 낸다. 그가 노래하는 자연 친화적 인생과 절대자에 대한 감사와 겸허는 시의 곳곳에 스며들어 “지상의 사랑, 궁극의 사랑”이 무엇인가를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