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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알

우주의 알

  • 테스 건티
  • |
  • 은행나무
  • |
  • 2024-03-11 출간
  • |
  • 476페이지
  • |
  • 132 X 209mm
  • |
  • ISBN 9791167373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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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불가능한 현실을 지속하기 위한
피난처로서의 찬란하고 끔찍한 환상

무더운 밤, C4호에서 블랜딘 왓킨스는 육체에서 빠져나온다. 그녀는 겨우 열여덟 살이지만 거의 평생 이 일이 일어나기만을 바라며 살았다. 고통은 신비주의자들이 약속했듯이 달콤하다. 영혼이 빛으로 찔리는 것 같아, 신비주의자들은 그렇게 말했고 그 말 역시 옳았다. 신비주의자들은 이 경험을 ‘심장의 황홀경’, ‘천사의 공격’이라고 불렀지만, 블랜딘에게는 어떤 천사도 나타나지 않는다. _11쪽

소설은 혼란스러운 장면으로 시작한다. 열여덟 살의 블랜딘 왓킨스는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그녀는 몸을 빠져나오는 신비한 경험을 하고 있다. 평생 여러 위탁가정을 전전하며 살다가 나이 제한 때문에 제도에서 쫓겨나듯 독립하여 ‘토끼장’에 살고 있는 블랜딘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향성을 잃고 낙담했다가 우연히 가톨릭 여성 신비주의자들의 이야기를 접하고는 그에 심취하게 된다. 그녀는 곧 그들이 증언하는 신비한 경험들에서 찾고 있던 답을 발견했다고, 육체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믿게 된다.
기묘한 일을 겪는 것은 블랜딘만이 아니다. 자기들만의 기이하고 비밀스러운 의식을 치르는 십대 남자아이 셋, 모공에서 색색의 섬유가 자란다고 믿으며 그것이 더 발달한 개체라는 증거라고 믿는 오십대 남자, 자신의 부고 기사를 직접 작성하면서 죽음을 만났다고 증언하는 유명 여배우 등. 모든 인물은 각각의 방식대로 기행을 저지르고 이상한 경험을 한다. 이 다양한 군상이 만나 생기는 혼란은 소설 전체에 신비로운 환상의 분위기를 덧씌우고 독자를 강하게 매혹한다.
그러나 이 초현실 또는 비일상의 표면을 한 겹 벗겨내고 나면 그 아래 드러나는 것은 혹독한 현실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찬란할 때도 있고 우스울 때도 있으며 심지어는 섬뜩하고 폭력적일 때도 있는 행위들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지 않고는 이 현실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기이함을 목격한 첫 충격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넌 존재할 수 없어, 넌 불가능한 존재야”라고 말하는 세상에 굴복하지 않고 어떻게든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각자의 방법대로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에 대한 안타까운 연민이다.

하나하나의 페이지에 담겨 있는 세계
현대 사회의 삶을 포착한 스냅사진

《우주의 알》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한 장면 한 장면을 찍은 스냅사진들을 모아 독창적인 방식으로 엮은 앨범과도 같아서,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누군가의 삶을 마주하게 된다. 그 누군가는 나일 수도, 매일 집에서 마주치지만 정작 대화는 별로 나누지 않는 내 가족일 수도, SNS에서 무심코 지나친 게시 글의 작성자일 수도 있다. 아주 이상하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이들은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자신의 연애에 대해 고민하고 여성혐오에 분노하고 엄마로서의 자신의 자질을 의심하고 육체를 가지고 산다는 것의 고통을 사유한다. 웹사이트에 댓글을 달고 룸메이트와 싸우고 사소한 복수를 계획하고 사랑을 나눈다. 우리가 일상을 살면서 겪거나, 듣거나, 또는 들리지만 듣지 않겠다고 선택한 모든 것을 우리 앞에 펼쳐 보여준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이 소설을 두고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이 무한히 제공하는 것들은 책을 다 읽은 후에도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이 소설의 각 페이지는 하나의 소설을, 하나의 세계를 담고 있다.

매 페이지에 다채롭게 등장하는 인물과 형식과 주제에는 하나하나의 온전한 세계가 담겨 있고, 그 세계들은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끊임없이 서로 침범하고 충돌한다. 그러나 이 복잡하고 요란한 이야기가 한순간의 번쩍임으로 지나가는 대신 오래도록 남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단 한 사람도 가로막아주지 못하는 싸구려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아주 가까이 위치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얇디얇은 벽 너머로 “모두의 삶이 나아가는 것을 라디오드라마처럼” 듣는 것. 잔인하고 아름답고 애처롭고 사랑스러운 이 이야기들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솔직하고 정교한 탐구이다.

■ 추천의 말

프리즘을 닮은 무지갯빛의 과감한 데뷔 소설로, 침체된 미국 중서부의 아파트에 사는 거주민들의 일상을 다룬다. 무더운 여름 한 주 동안 일어나는 일들을 다양한 목소리들의 만화경을 통해 그려내는 이 소설은 아름답고 통렬하며 음울하게 웃기고 도발적이다. 이 이야기는 미국 사회의 모습과, 외로움, 갈망 그리고 자유를 향한 고통스러운 추구 때문에 우리가 분투하는 여러 방식들을 포착한 스냅사진이다. _전미도서상 심사평
이 소설 표면의 초현실주의와 풍자를 긁어내고 나면 삶의 의미에 대한 건티의 실용적인 통찰을 찾을 수 있다. 복잡하고 아주 혹독하지만, 아름답다. 《우주의 알》의 핵심은 살아 있는 것, 특히 인터넷 시대에 살아가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질문하도록 독자에게 요구한다는 것이다. _오프라데일리

최면을 걸듯 마음을 사로잡는다. 인상적인 범위와 구체성을 가진 소설. 건티는 사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일의 연약함과 부조리, 그 모든 여리고 비밀스러운 욕구들과 기묘한 친밀감들을 지그시 누를 줄 안다. _뉴욕타임스북리뷰

목차

1부 ㆍ 9
2부 ㆍ 31
3부 ㆍ 185
4부 ㆍ 403
5부 ㆍ 457

감사의 말 ㆍ 469
주석 ㆍ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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