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님, 거북님 제 소원은요.
우리 언니가 두부가 되는 거예요.”
홧김에 빈 소원 때문에
밉상인 언니가 두부가 됐어요!
그저께는 줄무늬 양말 때문에 싸우고
어제는 지우개 가루 때문에 싸우고….
세상에서 언니가 제일 싫어요
오진주는 나중에 커서 요리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어른이 되면 프랑스에 있는 ‘꼬르동 블루’라는 요리 학교에 가서 요리를 배울 거예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돼지 저금통에 꾸준히 저금도 했지요. 그런데 오진주에게는 한 가지 골칫거리가 있어요. 바로 언니 오진서예요. 오늘도 네가 무슨 꼬르동 블루에 가느냐면서 대놓고 무시하지 뭐예요? ‘언니 따위 없었으면 좋았을걸.’ 진주는 언니랑 거의 매일 싸워요. 지난주에는 코 푼 휴지 때문에 싸우고, 그저께는 줄무늬 양말 때문에 싸우고, 어제는 지우개 가루 때문에 싸웠어요. 진주는 세상에서 언니가 제일 싫었어요.
오진주는 홧김에 아파트 분수대에 있는 돌 거북에 소원을 빌면서 동전을 던졌어요. “거북님, 거북님, 제 소원은요. 우리 언니가 두부가 되는 거예요.” 하고요. 그런데 소원이 정말로 이루어진 거예요. 언니가 순식간에 펑! 하고 두부로 변해 버렸어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일까요? 분수대에 소원 좀 빌었다고 언니가 정말로 두부로 변하다니요? 언니는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엄마는 자꾸 언니를 된장찌개에 넣으려고 해요. 언니의 유통 기한이 끝나기 전에 언니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될 텐데……. 저금통을 탈탈 털어도 분수대에 골인되지는 않고……. 어떡하죠? 오진주는 언니를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요?
가장 소중한 사람은
멀리 있지 않아요. 바로 내 옆에 있어요
누군가와 잘 지낸다는 건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절대로 내 맘처럼 되지 않지요. 가족이든 친구든 누군가와 어울려 지내다 보면, 누군가가 미워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도리어 미움을 받는 경우도 있어요. “아, 저 사람만 없으면 정말 내 인생이 행복할 거야.” 하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문제는 우리가 서로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생겨나요.
《우리 언니는 두부》는 바로 이러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들려주는 이야기예요. 귀여운 두 자매의 갈등을 웃음 가득한 분위기로 풀었지만, 주제는 사뭇 진지해요. 프랑스에 유학 가서 요리사가 되겠다는 오진주를 언니는 허황된 아이로만 바라보고 있고, 매일 공부한다면서 잘난 척하고 짜증만 내는 언니를 오진주 또한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지요. 그런데 언니가 두부가 되면서 둘은 늘 붙어 있을 수밖에 없게 되어요. 붙어 있으면서도 여전히 싸우지만 그러면서 결국 깨닫게 되지요. 서로를 너무 몰랐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우리 언니는 두부》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이해하는 것이 갈등을 해결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요. 또한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대화와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생각해 보게 하지요. 《우리 언니는 두부》를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내 옆의 소중한 사람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