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내적 현상의 소중한 변화를 꾀하는 작은 힘
이미라 시인의 시를 보면 바람과 연관된 소재들이 제법 많다. 대략적으로 살펴보아도 40여 작품 혹은 바람을 지칭하는 단어 혹은 관형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까닭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바람의 속성은 애써 분석하지 않아도 ‘세기’, ‘흐름’, ‘자유’, ‘카타르시스(정화)’ 등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략)
이미라 시인은 남다르게 바람을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있으며 이윽고 바람을 예찬하는 작품 속에 자신의 인생과 사유의 세계를 올인(All in)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뭇사람들과는 분명히 다른 삶을 살고 있음을 본다. 그 특징이 다른 작품들(〈오늘도 바람이 분다〉, 〈바람길〉, 〈바람은 홀로 울지 않는다〉, 〈바람의 결〉, 〈지나가는 바람〉, 〈바람의 인연〉)을 노래하는 멜로디로서의 마중물 역할을 하기에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음이 자명하다. 이외에도 각 작품마다 바람을 호명하는 힘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바람은 시인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지체와도 같이 친분이 돈독한 매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놓칠 수 없다. 그 바람의 힘, 세기가 때로는 온기가 되고, 이동 수단의 동력 역할이 되고, 정화 시킴은 물론, 씻어내고, 멀리 날려 보내는 기능을 여실히 감당한다는 점에서 시인에게 있어서의 바람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닌 내적 현상의 소중한 변화를 꾀하는 작은 힘이 되고 있음을 본다.
- 해설 중에서 / 이충재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