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게 어렵고 막막한 아이들
아이들은 글쓰기를 어렵다고 느낄 뿐만 아니라 때론 지겹다고까지 말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반에서 손에 꼽을 정도이고요. 왜 그런 걸까요? 글쓰기는 말하기, 읽기보다 몇 배의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말하기는 음성 언어이고 쓰기는 문자 언어입니다. 사람이 습득하는 언어 기능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입니다. 제일 먼저 말을 듣고, 들은 걸 바탕으로 말합니다. 그다음 의미가 담긴 문자를 인지하여 읽고, 최종적으로 글을 씁니다. 말을 글로 변환하는 일은 이처럼 고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피할 수도 없는 일이 초등학생의 글쓰기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배움과 성장의 결과를 어떻게 표현하고 평가할까요? 바로 글쓰기입니다.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학습의 절반 이상은 쓰기로 표현됩니다. 그러니 아무리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이 많아도 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수시로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글쓰기보다 영어나 수학을 잘하는 게 더 중요할까요?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과목은 읽기와 쓰기를 바탕으로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서술형 문제의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읽기 능력이 필요하며, 사고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쓰기를 통해 표현합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글과 친해지는 것이야말로 공부 실력 성장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짧은 영상과 요약된 텍스트에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는 이미 문해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오래입니다. 이런 사회적 관심의 반영으로 올해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갈수록 하락하는 학생들의 기초 문해력과 기초 학력 증진을 위해 국어 교육 시간을 늘리고 독서 활동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탄탄한 기초 학력을 위해서는 읽고 쓰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최고의 글쓰기 비법은 바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아무리 대단한 글쓰기 비법을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저자는 훌륭한 글쓰기 실력을 만드는 비법이 바로 ‘글을 쓰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실력은 저절로 성장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글쓰기를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쓰게 하면 오히려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만 커집니다. 사실 아이들은 무엇을 써야 할지 잘 모릅니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하루인데 도대체 오늘은 무엇을 써야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은 엄연히 다른 날입니다. 날씨도 다르고 기분도 다릅니다. 등굣길에 봤던 작은 들꽃, 학교에서 점심으로 먹은 음식, 친구들과 재미있게 뛰어논 이야기 등 일상의 모든 것들이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이의 하루에 관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될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집에서 잘 지도할 자신이 없어 학원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 아닐지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부모는 충분히 아이의 글쓰기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글쓰기 방법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글쓰기를 사랑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니까요. 글 쓰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글쓰기 습관을 만든 다음에 해도 괜찮습니다. 우선 아이 수준에 맞는 글을 쓰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저자의 글쓰기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아이는 아이다운 글을 쓰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솔직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어릴 적 행복한 글쓰기 경험이 평생 글을 잘 쓰는 아이를 만든다고 말합니다. 부모가 글쓰기를 잘하지 못해도, 아이에게 행복한 글쓰기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쉬운 글쓰기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어른 눈에는 다소 투박하고 부족해 보이는 글이더라도 아이의 글 속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여 칭찬해 주고, 때로는 부모가 아이의 글에 직접 답장을 적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아이들은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글쓰기가 재미있고 쉬운 것이라 느끼게 됩니다.
문해력, 사고력, 창의력을 키우는 글쓰기 수업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저자가 수십 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면서 경험한 일들을 소개합니다. 글을 쓰면서 공부 의욕이 샘솟고,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고 해소하며,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잠들어 있던 기발한 상상력을 펼치는 일화들을 통해 글쓰기의 유익을 증명합니다.
2장에서는 아이에게 글쓰기를 교육할 때 어른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부모가 대단한 글쓰기 실력이 없더라도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을 알려줍니다. 수십 년간의 경험에서 비롯된 저자의 독려를 듣고 있노라면 글쓰기 교육의 자신감이 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3장은 ‘아주 작은 글쓰기’, 다시 말해 쉽고 간단하며 아이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구체적인 글쓰기 교육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침 칠판 편지, 1줄 감사 쓰기, 이심전심 책 문장 베껴 쓰기 등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4장에서는 아이들의 창의력을 있는 그대로 펼칠 수 있는 글쓰기 방법과 사례를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글을 재미있게 쓰려면, 맘속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오감을 활용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초등학생은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 참 많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특별하기에 그만큼 감정도 생각도 크게 다가옵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지고, 맛보는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잠들어 있는 감각을 깨우고, 설레고 흥분되는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마음껏 표현하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다 보면 어떤 경험과 감정을 만나든 글로 표현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로 변화될 것입니다.
5장에서는 학습 정리 공책 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하루 동안 이 과목 저 과목을 공부하다 보면 정보가 머릿속에 뒤죽박죽 섞여 잊어버리기 십상입니다. 학습 정리 공책을 쓰면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인지하고 나만의 문장으로 바꾸어 적으면서 머릿속에 공부한 내용이 정리됩니다. 그러므로 학습 정리 공책 쓰기는 수업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기록하기 위해 수업에 집중하는 효과까지 생기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6장에서는 글쓰기 습관을 만들어 주는 일기 쓰기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이들은 하루 동안 매번 새로운 일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런 소중한 경험은 기록해 두지 않으면 머릿속에서 쉽게 날아가 버립니다. 일기는 불확실한 ‘기억’이 아닌 확실한 기록인 ‘글’로 나만의 역사를 남길 수 있는 귀중한 글쓰기입니다. 일기를 처음 쓰거나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1문장씩 늘려나가며 일기를 써 보기도 하고, 매일 색다른 주제와 형식으로 일기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1줄이라도 매일 꾸준히 일기를 쓰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습관이 형성되어 있을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10분 완성 초등 글쓰기』는 단순히 글쓰기 방법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글쓰기에 재미와 행복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놀라운 글쓰기 비법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아이 스스로 글쓰기의 재미를 느껴야 지속할 수 있고, 꾸준한 글쓰기야말로 훌륭한 글쓰기 실력을 만듭니다. 부모는 그저 우리 아이가 이미 글을 잘 쓸 수 있는 존재로 태어났다는 것을 기억하고, 꼬마 작가님의 열혈 독자가 되어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더욱 행복하게 글을 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