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원에 구근식물이 꼭 필요한 이유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구근식물은 겨우내 손꼽아 기다렸던 봄을 알리는 반갑고 고마운 존재다. 아직 정원의 땅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을 때 힘차게 연둣빛 싹을 내고 고운 빛의 탐스러운 꽃잎을 펼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원 가꾸기에 관심이 큰 사람도 의외로 구근식물을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튤립이나 수선화 등 봄에 꽃을 피우는 몇 가지 종만 알고 있을 뿐이고, 구근식물의 종류, 심는 방법, 정원을 더욱 개성 있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구근식물 식재 조합에 관해서는 정보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이들을 위한 충실한 안내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일찍이 구근식물에 관심을 가지고 실험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구근식물 식재 전문가로 성장한 자클린 판데어클루트는 이 책의 중요한 목적이 “구근식물이 꼭 필요한 이유를 보여 주는 것”이라 말한다. 구근식물이 그저 봄에만 반짝 정원을 장식해 주는 1회성 식물이 아닌, 너른 숲 자락, 작은 화단은 물론 베란다의 화분에까지 개성을 부여하며 모든 계절에 정원사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필수적이며 유용한 정원 식물임을 강조한다.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구근식물 식재를 위하여
이 책에 소개되는 구근식물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순서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구근식물을 염두에 두고 1년 가드닝 계획을 세우는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구근식물을 한 번도 심어 본 적이 없는 이들을 위한 비교적 키우기 쉬운 구근식물 목록, 재배 조건을 미리 파악해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키워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애호가를 위한 구근식물 목록을 비롯해 구근을 심을 때 좋은 도구와 조화로운 색상 조합에 관련한 조언은 구근식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에게 아주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2장과 3장에서는 구근식물 식재 계획을 세울 때 알아 두어야 할 점을 짚어 준다. 특히 저자는 “애쓰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 주는” 구근식물 식재 방법에 관해 자세히 안내한다. 구근식물이 여러해살이풀 사이로 흩어져 자랄 때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계절별로 여러 동반식물을 이용한 식물 조합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구근식물은 매해 심고 캐내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자는 개화가 끝나도 그대로 땅속에 두면 알아서 자연번식을 하는 여러해살이 구근식물에 관한 정보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해마다 수없이 많은 새로운 구근식물 품종이 쏟아지는데, 저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검증된 수명이 길고 튼튼하며 자연번식이 잘 이루어지는 구근식물을 다룬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구근식물은 숲의 키 큰 교목 아래는 물론, 작은 화단, 잔디밭, 담장, 옥상, 화분, 발코니 등 다양한 곳에 심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책에는 장소별로 구근식물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는 물론이고 어디에 얼마만큼, 어느 정도 깊이로 심어야 하는지 구근식물 식재에 관한 기술적인 정보도 물론 담겨 있다.
4장에서는 네덜란드 쾨켄호프 공원, 네덜란드의 국제 원예 전시 행사 ‘플로리아드 2022’, 독일에서 진행한 여러 프로젝트, 영국 클럼버파크, 미국 루리가든, 일본 요코하마 신항 중앙광장 등 저자가 구근식물 식재디자이너로 참여했던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마지막 장에는 저자가 특히 좋아하는 다양한 구근식물을 역시 개화 순서대로 추천하면서 핵심 정보를 정리해 놓아 독자들이 다양하고 매력적인 구근식물을 만날 수 있게 했다. 부록으로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대표적인 구근식물인 튤립과 수선화 분류법을 정리해서 실었다. 수많은 품종이 존재하고 꽃이 피는 시기도 다양한 튤립과 수선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