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한 아이가 파리를 보고 ‘지구에서 파리가 사라졌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후 ‘정말 파리는 나쁘기만 한 걸까?’라는 의문에서 이 그림책을 기획하였습니다. 이 책은 파리가 지구에서 하는 일, 멸종되면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작고 하찮아 보이지만 각자 존재의 이유가 있는 생명체에 대한 응원을 담아낸 그림책이지요. 우리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파리 종류로는 집파리와 초파리가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집파리는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시간을 오물 속에서 보내기 때문에 똥파리라고도 합니다. 이 파리들이 오물 주변을 다닐 때, 몸에 난 털과 다리에 해로운 미생물들이 묻습니다. 그래서 병원균을 옮기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모기와 더불어 파리를 해충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외로 농업에서도 파리가 곧잘 사용됩니다. 작물의 꽃을 수분시켜 종자를 얻는 용도입니다. 일단 파리의 증식 속도부터가 벌보다 뛰어나며, 아무리 꿀벌이 벌치곤 순하다지만 그래도 농부가 일하다 보면 벌을 너무 건드려서 벌침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파리 쪽이 더 안전한 것입니다. 특히 망고를 재배할 때 파리를 수분용으로 쓰며, 주로 제주도에서 활용합니다. 또한 대파와 양파의 육종과 채종을 위해 전남 해남, 무안에서 주로 쓰입니다. 이때는 연두금파리(Lucilia illustris)를 사용합니다. 그림책에서는 이러한 내용들이 다양한 파리 캐릭터들 그림과 더불어 소개됩니다. 또한 인간들이 파리를 없애기 위해 발명한 물건들로 인해 파리들이 지구를 떠난다는 설정을 통해 재미난 상상을 펼칩니다.

사실 아무리 파리가 유해하더라도 멸종을 시킨다면 전 인류급 대재앙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위생상 문제가 있다고 해도 파리가 수분에 차지하는 비중은 벌이나 다른 곤충의 몇 배 이상이고 파리가 멸종된다면 아마 인류는 채소의 섭취량이 너무 모자라 멸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수분을 제외하고도 사체나 분변 등 여러 유기물을 분해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파리가 멸종한다면 그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우리 주변 곤충 생태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어떠한 생명이라도 의미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려 줄 것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어린이들 모두 각자 자신만의 재능이나 의미 있는 일을 찾아 꿈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것입니다. 또한 파리의 특징이 잘 묘사된 일러스트는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듯 그림책 보는 재미를 더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