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말
사랑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사랑이라는 단어를 다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니 사랑 앞에선 번번이 세상을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가 될 밖에요. 때로는 최선을 다해 모르려는 힘으로, 때로는 최선을 다해 알려는 힘으로 이 시들을 만나주세요.
- 안희연(시인, 시요일 기획위원)
이 책에, 이 마음에, 이 사랑에 문이 달려 있다고 생각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당신에게 이 문을 열지 말라는 표지판을 하나 세우겠습니다. 여기서 튀어나올 것은 대체로 어지럽거나 위험할 수도 있고, 달콤하겠으나 결국 달콤했다는 잔향만이 코끝에 남을 테니까요. 나중에는 쓸쓸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토록 단단했으나 끊임없이 흩날리는 우리니까요. 그런데도 열겠다면, 저런. 당신, 이미 열었으니 이제는 들어서는 수밖에. 같이 갈게요. 허락하신다면요. 어쩐지 오늘은 날씨가 좋고, 사랑은 이상하니까요.
- 최현우(시인, 시요일 기획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