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택의 「『세균들 사이에서 3,000년』: SF소설의 실험적 글쓰기와 반제국주의 그리고 생태주의」는 마크 트웨인이 과학적인 내용을 과학처럼 객관적인 사실로 전달하기 위하여 주석과 메모를 삽입하고 직선적인 플롯에 또 다른 이야기를 끼워 넣는 등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실험한 서술전략을 구명한 글이다. 미생물인 세균의 세계를 인간의 세계와 비교해서 인간 자체의 모순과 인간세계의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삶의 모습을 비판적인 관점으로 드러낸, 마크 트웨인의 SF적인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군호의 「귄터 쿠네르트의 SF 단편소설 분석」은 소설가보다 시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독일 작가 귄터 쿠네르트의 『잘못 들어선 길에서』에 수록된 SF 단편소설 〈동화적인 독백〉과 〈때아닌 안드로메다 성좌〉를 분석한 글이다. 〈동화적인 독백〉이 그림동화 〈강철 한스〉의 현대적 수용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적인 변용이라는 점, 생태적 의미 또는 정치·사회적 의미의 디스토피아 소설로 읽을 수 있는 〈때아닌 안드로메다 성좌〉가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일체의 이념과 사상에 대한 우화이고 풍자일 수 있다는 해석이 흥미롭다.
이정환의 「시간용해여행」은 미셸 죄리(Michel Jeury)의 소설 〈불확실시간계 Le Temps incertain〉를 분석한 글이다. 프랑스 SF 소설의 전환점이 된 미셸 죄리와 그의 소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중성과 혼동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불확실시간계〉가 확신에 가득한 과학 혹은 오락적 경향의 미국 SF에 프랑스의 ‘철학적 답변’임을 밝혀내는 사유의 과정을 주목할 만하다.
손주연의 「중국 SF의 포스트휴머니즘적 문학 상상」은 류츠신(劉慈欣)의 소설 『삼체(三體)』 3부작의 SF 세계관에 묘사된 기술·인간·외계 및 인간 문명의 연관 관계를 분석하고, ‘인간과 인간 문명에 관한 철학적·문학적 의미를 고찰한 글이다. 『삼체』 3부작에서 묘사하고 있는 미래 세계가 기술 중심의 인간 문명을 돌아보게 하면서 기술의 발전이 담보하는 문명의 진보와 미래의 희망,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는 점을 구명하였다.
김학순의 「전근대 일본의 과학기술과 SF적인 상상력」은 판타지 여행소설에 등장하는 외국을 포함한 상상의 세계와 현재의 인조인간과 같은 존재들이 묘사되고 인식되는 양상을 고찰한 글이다. 도덕적·논리적 관점에서 외국보다 뛰어나다는 일본의 우월의식과 판타지 세계의 제도와 풍습을 빗대어 일본 사회를 비판하거나 풍자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가현의 「일본 SF소설 『일본침몰(日本沈没)』이 그리는 국가와 인류의 미래」는 일본이 직면한 현재와 미래의 불확실성을 고마쓰 사쿄(小松左京)의 소설 『일본침몰』를 중심으로 분석한 글이다. SF적 상상력을 통해 국가 재난과 인간의 실존 문제에 관한 일본인 공동체의 의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지용의 「한국 SF 소설의 역사가 보여준 장르적 특징과 개별성」은 한국 근대문학의 시작 지점부터 함께하고 있었던 한국 SF 소설들의 역사적 맥락들을 정리하면서 장르적 특징의 단절과 연속 지점들을 재의미화한 글이다. 한국의 SF 소설이라는 거대한 흐름 자체를 문화사회학적으로 살펴보고 논리적으로 의미화하는 담론장으로의 포섭이라는 점에서 한국 SF 소설의 성장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신성환의 「‘확장된 마음’과 인간-기술의 올바른 연합」은 김초엽 소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에 나타난 인간-기술의 연합 양상과 그것이 어긋나고 실패하는 면모를 분석한 글이다. 김초엽 소설이 사이보그, 인체 변형 및 개조, 우주여행, 인공지능, 가상현실, 감성공학 등 새로운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이 인간 마음의 확장을 담보할 가능성을 모색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미경의 「SF 드라마 〈그리드〉의 외삽적 가설과 극적 리얼리티」는 SF 드라마 〈그리드〉를 대상으로 태양풍과 타임머신에 관한 과학적 개연성을 통해 드라마의 외삽적 가설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인류를 보호하기 위한 ‘그리드’ 장치가 권력에 의한 인간 통제 장치로 기능하는 과정을 분석한 글이다. 과학적 개연성과 문학적 상상력이 SF 드라마의 극적 리얼리티를 담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최배은의 「SF 웹툰에서의 ‘비인간’ 청소년 연구」는 〈하우스키퍼〉·〈나노리스트〉·〈캉타우〉·〈숲속의 담〉을 중심으로 SF 웹툰에서의 비인간 청소년 인물의 성격과 역할을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의미를 해석한 글이다. 청소년에 대한 기성세대의 억압은 물론, AI로 상징되는 과학기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기대의 반영 등을 통해 기성세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청소년 세대가 해결하기 바라는 희망을 읽을 수 있다.
오세섭의 「SF 영화에서 기억의 재현 혹은 허구의 기억을 포장하는 방식」은 〈산책하는 침략자〉·〈오블리비언〉·〈페이첵〉·〈애프터 양〉·〈토탈 리콜〉·〈더 문〉과 같은 영화의 시각적 형상화·편집 기법·음향 활용 등을 양상을 검토하여 SF 영화에서의 진짜 기억과 조작된 기억의 재현 양상을 분석한 글이다. 영화에 관한 관객의 몰입도를 결정하는 재현과 회상의 영화적 표현기법을 통해 SF 영화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김홍대의 「SF 영화 〈소스코드〉에 숨겨진 존재와 실재의 이야기」는 평행우주의 가설에 따라 파생되었지만 영화 바깥으로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묻혀버린 영화 〈소스코드〉의 SF 속 SF를 과학적 추론에 따라 재구성한 글이다. 실재성에 대한 합리적 의구심으로 영화의 세계관에 은밀하게 내재한 근거를 찾아 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우흔동과 윤석진의 「SF 영화 〈승리호〉와 〈유랑지구〉의 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개연성」은 한국과 중국의 우주 배경 SF 영화 〈승리호〉와 〈유랑지구〉에 내재한 과학적 개연성과 동양적인 특성을 분석한 글이다.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낙관적인 희망의 미래에 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승리호〉와 〈유랑지구〉의 서사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인성의 「사이버펑크 장르를 통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심리스 리얼리티(Seamless Reality)에 대한 비판」은 〈레디 플레이어 원〉과 소설 〈스노크래시〉 그리고 게임 〈사이버펑크 2077〉를 대상으로 기술 중심의 미래 전망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방식의 재현과 비판을 분석한 글이다. 심리스 리얼리티가 제시하는 각종 증강현실, 가상현실, 확장현실 속에서도 곁눈질로 지워지지 않는 현실의 균열과 공백을 환기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