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신호교환과 인간의 “언어학적" 의사소통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 크기도 하거니와, 언어의 조상일 수 있는 문제로 간주된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발표된 다양한 논문 및 서적을 통해 이에 대한 답변이 시도되어 왔다. 저명한 언어학자 촘스키 (Noam Chomsky) 등을 포함한 대다수의 관련 연구자들은 언어의 진화 속도에 대해서는 서로 이긴을 보이지만,대체적으로 언어 그 자체는 호모 사피엔스만이 보유한 선천적인 능력을 통해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의견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편이다.
하지만 호주 출신의 킴 스터렐니Kim Sterelny와 로널드 플레이너 RonaldPlaner는 이 책 〈신호에서 상징으로 From Signal to Symbol〉에서 새로운 관점을 소개한다. 사회과학, 언어학, 철학 등 다수의 분야에서 학문적 활동을 지속해온 이 저자들은 인간의 인지 능력과 언어가 공진화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직립보행과 합성도구composite tool와 같은 생물학적 및 고고학적 연구 사례를 인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 스터렐니와 플레이너의 언어 진화 이론은 호모사피엔스뿐만 아니라 유인원과 같은 고등 생물체에도 언어의 출현에 필요한 능력이 기초적인 형태로 전부 또는 대부분이 존재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신호에서 상징으로〉에 의하면 언어의 출현을 뒷받침하는 인지 및 사회적 능력은 대화를 위한 단기 기억 및 실시간 생각 처리, 어휘 구축을 위한 의미기억semantic memory,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의 예측을 위한 심적 모델mentalmodel, 상대 의도의 해석을 위한 마음이론theory of mind, 주변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친사회적 성향 등이 있다. 이러한 독립적인 능력들이 공진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서로 통합되어 언어의 출현 및 진화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언어와는별개로 우리의 삶 다른 부분에서도 계속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스터렐니와 플레이너가 "언어 모자이크 language mosaic"라고 명명한 이론의 핵심이다. 즉, 언어진화는 이미 기존에 존재하는 능력들이 개선되어 더 조화롭고 빠르게 작용하는과정이며,이 과정이 유독 인간에게만 특별히 가속되어 현재의 수준에 이르게된 이유는 단체 사냥이나 불의 통제 등 호모 사피엔스의 사회적 및 물리적 환경변화에 기초한다는 생각이 〈신호에서 상징으로〉의 내용이다.
언어 모자이크 이론과 그에 대한 반론은 앞으로도 계속 관련 학계에서 이루어지며 각각의 타당성에 대해 서로 시험할 것이다. 이런 난해하고 학리적인 고민은 전문가들의 과제로 남겨 두고 우리 인간의 본질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로서 〈신호에서 상징으로〉를 바라본다면, 언어가 인간에게만 주어진 선물이아닐 수 있다고 주장하는 언어 모자이크 이론은 일반 대중의 기존 가치관에 유쾌한 균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전구체precursor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언어 진화라는 주제 자체는 관련 학계에서 극도로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