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것과의 이별, 그 두려움을 향한 위로
태어나서 끊임없이 성장하듯, 아이들은 늘 새로운 환경과 만나게 됩니다. 때가 되면 엄마 품을 떠나 두 발로 걸어 다니고, 손때 묻은 애착 물건을 놓고, 익숙했던 집을 벗어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지요. 익숙한 것들과 헤어지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습니다. 아직 어린아이에게 그 두려움은 더 크지요. 이야기 속 작은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싱그러운 잎을 뽐내며 숲속 동물들과 행복하게 지내던 작은 나무에게 찾아온 새로운 변화는 두렵기만 합니다. 가을이 되어 다른 나무들이 모두 나뭇잎을 떨어뜨릴 때 작은 나무는 작은 잎을 더 꼭 움켜쥐기만 할 뿐입니다. 아이들은 작은 나무의 모습에서 익숙하고 친숙한 것들과 헤어질 용기가 없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한 그러한 감정은 자신만이 갖는 것이 아니며 모두에게 당연한 거라는 사실만으로 큰 위로를 받게 됩니다.
성장의 힘은 자기 안에 있다는 깨달음
잎을 떨어뜨리지 못하는 작은 나무에게 동물 친구들이 찾아와 격려합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부모처럼, 동생을 걱정하는 형처럼, 위로하는 친구처럼. 독자들도 두려움 앞에 선 작은 나무를 응원합니다. 하지만 작은 나무는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쑥쑥 자라는 주위 나무들과 다르게 작은 나무는 오랜 시간 성장이 멈춰 있습니다. 울창한 숲속에서 혼자 작은 나무로 남아 있는 자신을 깨달은 순간, 마침내 나뭇잎을 하나둘 떠나보냅니다. 주위의 격려와 용기가 필요하지만 결국 성장을 이루어 내는 힘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임을 말해 주지요. 어쩌면 아이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어른에게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아이가 스스로 때를 결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자고요. 아이가 성장통을 겪을 때 해 줄 수 있는 건 나뭇잎을 떼어 주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려 주는 거라고요. 친숙한 것과 이별할 ‘때’, 용기를 내서 실행할 ‘때’, 그래서 훌쩍 성장하는 ‘때’는 남들과 똑같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이니까요.
시련 후에 마법처럼 찾아오는 성장
나뭇잎을 떨어뜨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작은 나무는 겪어 보지 않은 새로운 변화가 두렵기만 합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의 품을 떠나면, 새 학교에 들어가면, 새 친구를 만나면 자신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두려워합니다. 그것에 대한 대답을 이 책은 선명하고 간결하게 보여 줍니다. 잎을 떨어뜨리고 혹독한 추위를 견딘 후에 작은 나무는 튼튼하고 멋지게 자라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정은 단순하지만 성장의 기쁨은 마법처럼 극적이고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성장을 위해 겪는 작은 나무의 시련은 의연하게 숲을 이루고 서 있는 키 큰 나무도 아주아주 옛날부터 겪어 왔던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아직은 작은 존재인 너만이 겪는 외로운 길이 아니니 마음 놓아도 된다고, 한 발짝 한 발짝 디뎌도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