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그거 하나 팔아서 얼마 남아?
도대체 이익이 얼마기에 걸그룹이 광고를 해?
중국에서 20년 동안 사업을 하던 지인이 최근 당황스러운 화두를 꺼내 들었다. 20년 내내 중국의 하얼빈부터 난징, 이우, 푸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거주했고, 소위 1급 도시들 중 내륙의 단 두 군데를 빼고는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였지만, 그 어디에서도 먹어 본 적 없는 음식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탕후루였단다. 영하 35도까지 떨어지는 하얼빈에서는 과일에 시럽을 발라 굳혀 그냥 밖에만 놔두고 팔아도 마치 아이스크림 느낌이 나고, 한겨울에도 영하의 날씨는 상상이 잘 안 되는 푸젠성에서도 시럽을 발라 둔 과일은 더위에 그럭저럭 상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지만, 그래 봤자 길거리 음식이 주는 오만가지 먼지가 시럽에 덕지덕지 내려앉았을 것 같은 불쾌함은 지울 수가 없더란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요상하게 깔끔하고 알록달록하게 인테리어를 한 매장에 냉장고까지 따로 설치해 위생에 신경을 쓰고 그 우스꽝스럽게 생긴 시럽 바른 과일 꼬챙이를 제법 몇천 원씩 하는 메뉴로 불티나게 팔고 있더라는 것이다. 초중등 학생들에게는 심지어 마라탕 먹고 탕후루 디저트가 ‘국룰’이라는 소리도 회자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아예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매장이 운영되고, 걸그룹까지 동원한 방송 광고를 한다는 점이다. 도대체 매출이 얼마기에? 과일 알사탕쯤 되어 보이는 그게 얼마나 남는다고?
결국 먹는 장사에서 중요한 것은 이익이다. 있어 보이는 매장 크기나, 꽤 비싸보일 것 같은 메뉴가 문제가 아니라, 매장의 크기나 형태가 매출에 어떻게 관련되느냐, 사소한 메뉴라도 하나를 팔아서 도대체 얼마의 이익으로 남느냐 하는 것이 곧 식당의, 매장의 생존에 직결된다는 말이다. 이 알쏭달쏭한 공식만 잘 풀어내면, 눈깔사탕 같은 과일 꼬치를 조촐하게 꿰어서 팔아도 걸그룹을 동원한 광고를 할 수 있을 만큼 이익이 난다는 결론이다.
몇 해 전 아주 괜찮은 종로의 한 돈가스 식당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점심시간만 되면 혹시나 다시 그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았을까 하여 한동안 일부러 그 식당 앞을 지나가곤 했지만, 결국 끝까지 식당 사장님은 그 자리로 되돌아오지 못했다. 입이 짧은 탓에 평생을 두고도 식당에 대해서 그런 아련한 아쉬움은 별로 없을 줄 알았건만, 감춰두고 나만 가고 싶던, 그런 맛집 사장님과 그렇게 허무한 이별을 하고 말았다. 혹시라도 그 식당의 사장님을 다시 만날 일이 있다면, 이 책 《100배 식당 장사의 비밀》을 꼭 한번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