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마지막 날에, 소년과 소녀는 서로가 함께여서 감사했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의 첫날에는, 너와 내가 되어 헤어졌다.
때때로, 아니 생각보다 훨씬 빈번하게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신념, 가치관, 종교적 믿음을 맹종하여 스스로의 존재로서의 가치와 생명의 존엄성보다 그를 더 앞세우곤 한다.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서로에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구원을 선사하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낸 소년과 소녀(성서하/김은정)의 성장 이야기이다.
어머니의 강제로 알리제교에서 추천하는 군사사관학교인 ‘UN 연합사 항공우주국 군사고등학교’의 입학 설명회에 참석하러 가던 성서하는 알리제교의 시위를 접하며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알리제교의 강압된 믿음에 반감을 더더욱 키우게 된다.
그러나 입학설명회에서 잔잔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가진 소녀 김은정을 만난 뒤, ‘파일럿이 멋있다’는 김은정의 한 마디 때문에 삶에 대한 아무런 목적이나 방향 없이 어영부영 살아가던 성서하는 ‘UN 연합사 항공우주국 군사고등학교’ 파일럿병과에 입학하게 된다.
알리제교에 대한 믿음(신념)은 점점 더 전 세계를 지배하면서 비알리제 사람들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이는 지구를 넘어 범우주적 강제로 이어진다. 결국 우주 연합은 범족을 필두로, 알리제교 신앙에 관한 강압을 멈출 것을 요구하며 지구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범족을 필두로 한 우주 연합과 우주 전쟁이 벌어지면서 지구의 방위라인이 차례로 무너지자, 지구 연합은 다급하게 군사고등학교 학생들의 자원을 받아 우주로 파견한다. 군사고등학교에서 파일럿으로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던 성서하는 김은정이 자원했다는 소식에 교장을 찾아가 자신이 대신 파견 지원을 하는 조건으로 김은정의 파견을 막는데….
목숨을 내거는 무모함과 맹목적인 열기에 휩싸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인정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그것을 용기 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과 신념이 다른 각자에게 작가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은 지금,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가 타인에게도 닿을 수 있다고 믿고 독선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