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사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편집부
어느 날, 풍채 좋게 삼베옷을 차려입은 조광 저자께서 행복에너지에 방문해 주셨습니다. 두툼한 개정판 원고를 들고 온 저자의 눈빛에서 다시 책을 내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한 의지와 달리, 그의 몸은 많이 피폐해진 상태였습니다. 평생을 산에 다니며 남들의 운명을 바로잡아주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살았음에도, 정작 본인의 몸을 돌볼 틈은 없었던 것입니다. 심장대동맥박리술이라는 큰 수술 후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편집을 담당해야 할 일원으로서 걱정이 앞섰지만, 정작 본인은 태연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강한 의지로 평생 독학을 통해 풍수를 배워 자가풍自家風을 이루었고, 실전 풍수에 있어서 범접할 수 없는 대가의 위치에까지 올라섰지만, 본인의 기맥이 막혀 있음은 알 수 없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그렇게 병마와의 싸움을 앞두고도 개정판 준비를 멈추지 않았고, 수술 후 기력을 회복한 후에도 원고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갔습니다. 그 열정이바로 이 『땅의 운명』을 탄생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은 좋은 곳에 살고 좋은 곳에 묻히기를 원합니다. 우리처럼 산에 매장하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는 서양의 경우 풍수학으로까지 발달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좋은 땅을 가지기 위해 선택과 지혜를 발휘하고자 하는 노력은 만국 공통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인지 현대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생활에 적합한 최적의 공간 배치, 공기의 흐름을 고려한 방과 창의 연결 등 다양한 양택 풍수를 적용하고 있는 것일 테지요.
인간사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는 빠져나올 수 없는 삶의 순환 패턴입니다. 그런데 이 패턴은 죽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장되는 순간 다음 세대 후손의 생로병사生老病死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모든 것이 순환적 구조인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환경, 특히 산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받아들이며,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풀어나간다는 관점에서 풍수의 힘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운명의 선순환을 위해풍수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 『땅의 운명』 속에는 산을, 조상의 선영을 잘 읽어내고,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에 조화롭게 작용하도록 하며, 세상의 커다란 흐름에 미치는 산의 기운을 파악하는 다양한 시각과 관점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시는 독자들께서도 우리 운명의 강력한 작용점인 산의 힘을 느끼고, 잘 활용하시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 출간후기
산의 원리와 인간사를 꿰뚫는 풍수 과학자 조광 저자의 혜안을 통해 함께 세상을 내다보시기 바랍니다
권선복 |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서양의 과학은 합리주의와 이성주의를 기반으로 발달해 왔습니다. 거친 자연에 저항하며 인간 본위로 개척과 개발을 추구해 온 그들에게는 우리보다 한참이나 먼저 자연을 도전과 지배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문화적 관습이 몸에 배어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양에는 풍수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그다지 없었고, 오히려 서구 과학을 도입한 우리의 경우 그 영향으로 전통적인 풍수사상을 도외시하거나 비과학적 미신이라 치부하기도 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양에서 도리어 풍수가 유행하고 각광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일일까요?
물론 기독교 문화 때문에 사람을 산에 묻는 전통이 희박한 그들에게 우리와 같은 음택 사상이 발달했을리는 없을 것입니다. 대신 생활의 각 영역마다 사소한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과학의 원리가 접목된 풍수사상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요즘은 뉴욕에 거주하는 미국인도 풍수를 따져서 집을 구입하는 세상이라고 합니다.
풍수가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그 일부로 살아가는 사람 간에 최적의 조화를 이루며, 자연으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기 위한 과학적 원리입니다. 그리고 조상이 돌아가시면 산에 모시던 전통이 있는 우리에게 음택은 그 과학적 원리가 추구하는 정점에 있는 행위일 것입니다.
특히 우리 풍수의 특징은 생활공간을 인간에게 이롭게 배치하는 원리이자, 음택의 중요한 요체일 뿐만 아니라,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합리적 근거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조광 저자의 『땅의 운명』에는 이 음택 사상과 현대화된 공간 과학, 사회를 이해하는 사고적 틀로서의 풍수가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는 대수술을 마친 후 원고에 대한 애착을 보이며 내용을 깎고 다듬어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땅의 운명』의 출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병마도 꺾지 못한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이 책을 접하시는 독자들에게도 산을 통해 세상을 내다보는 밝은 혜안의 빛이 함께 퍼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