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잠입해야 하는 특수요원,
평범한 것도 쉽지 않다
간첩요원 리혁은 수능 만점을 받으라는 임무를 띠고 비밀리에 남한에 와서 고3 학생 김민준으로 위장한다. 어처구니없는 임무지만 명령은 명령이었기에 따라야 했다. ‘임무를 수행하며 발견한 배신자들은 반드시 처단하라’는 단서조항이 왠지 신경 쓰였다.
원치 않지만 부모님 때문에 받아야만 했던 북한 특수요원 훈련 때문에 힘들어한 리혁은, 이곳에서 민준으로서의 삶을 철저히 즐기겠다고 다짐하며 하고 싶은 것들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만든다.
눈에 띄지 않고 조용하게 지내야 하는 민준은 등교하려 집을 나서자마자 위기에 빠지고 만다. 우연히 같은 학교 같은 반인 안용을 만나 앙숙이 되었고, 안용은 민준의 버킷리스트에 사사건건 방해가 된다. 실은 안용이 호의를 갖고 접근하면 그걸 민준이 계속 오해하는 것. 민준은 스터디그룹에서 처음으로 모의고사를 쳤는데, 아무리 해도 국어영역을 따라잡기 어려워한다. 스터디그룹 친구들이 도와주는데, 민준이 국어를 못 하는 이유는 감정이 메말라서라고 결론짓는다.
스터디그룹 동아리 활동으로 대학교 견학을 가기로 하고, 민준의 강한 주장으로 A대학을 정한다. A대학에는 탈북한 뒤 대학교수로 위장한 김 교수가 민준을 도와주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찾아가니 김 교수 주변에는 경호원들이 깔려 있었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걸 느낀 민준은 김 교수를 조사하려 하지만, 임무를 도와줘야 할 중간 동지가 나타나지 않고 일부러 방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모두가 가르쳐주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책가방이 어깨를 누르는 무게만큼 책임도 생활을 누르는 청소년기. 이 소설은 저마다의 삶을 무게를 스스로 짊어지기 시작한 시기, 모두가 버거워하는 그들의 이야기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그래도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 모두가, 사실은 우리 모두가 학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