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로 먹고사는 사람이 되었을까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강원국, 공중파 방송사 PD 김민식은 은퇴 후 책을 쓰고 강연하며 먹고산다. 타고난 말솜씨와 글솜씨가 있었을 거 같지만 두 사람은 오랫동안 말 못하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강원국 저자는 직장생활 내내 자기 말을 삼키고 남의 말을 들으며 일했다. 그런 사람이 지금은 무대에 올라 강연하고 책을 쓰며 자기 말로 먹고산다. 김민식 저자는 어려서 주눅 들어 살았고 사회에서는 너무 잘난 사람들 틈에서 눈치를 살피며 지냈다. 그런 기질과 환경이 경청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진심으로 들었을 뿐인데 일과 인생이 풀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말 못하는 사람을 넘어 말 잘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강원국 저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독선생으로 모신 덕분에 그분들의 말을 흉내 내며 풍부한 듣기 경험을 차곡차곡 쌓은 덕분이라고 말한다. 김민식 저자는 영업사원과 통역사, 드라마 PD로 일했을 때도 남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말하기를 겁내지 않게 된 건 자신을 인정하고 나서부터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상대를 존중하는 말하기 태도를 비롯해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의 소통법, 듣고 말하는 태도를 만든 좋은 습관 등을 제시하여 호감 가는 대화와 좋은 관계를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며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고민도 해소해 준다.
타고난 말솜씨보다 태도에 마음을 움직인다
강원국, 김민식 두 사람은 자존감이 높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남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또한 무언가를 배우려는 열망이 강했다. 이런 특성들이 두 사람의 말하는 태도를 만들었다. 그들은 재주나 솜씨만으론 말을 잘할 수 없다고 한다. 사과, 부탁, 거절, 용서, 화해, 칭찬 등 구체적인 상황에서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태도를 이루고, 그 태도에 따라 말을 잘하는지가 결정된다고 강조한다.
강원국 저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터뷰할 때 대본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질문할 때나 들을 때나 눈을 마주 보며 상대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태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과의 인터뷰만이 아니라 대화할 때도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얼마나 큰지는 태도가 말해 준다. 김민식 저자는 강연장에서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을 땐 답을 하려는 태도를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질문을 받아도 당황하지 않기 위해 질문한 사람과 질문자의 관점을 긍정하고, 마지막으로 자기 경험을 긍정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대답해야 상대방이 내 말에 귀 기울이는지, 신뢰와 호감 가는 사람이 되는지, 그리고 나를 지키며 관계를 이어 갈 수 있는지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듣기를 오래 한 사람은 대화의 고수가 된다
강원국 저자는 남의 말을 듣고 그 말을 글로 만드는 작업을 25년간 해 왔다. 잘 들어야 상사 마음에 드는 글을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듣는 일이 자신의 직업에 필요한 직무 능력이었다고 한다. 일 잘하는 직장인이 되려면 상사의 말을 잘 알아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일머리 좋은 직장인,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가 되기 위한 듣기와 말하기 노하우를 알려 준다.
김민식 저자는 작가, 배우, 스태프의 이야기를 들어야 작품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긴 시간 남의 이야기를 들어 왔다. 그 덕분에 말을 잘하려면 먼저 들어야 하며, 듣기를 오래 한 사람은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말하는 사람의 위치에 서게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런데 자기 말을 하는 사람이 되더라도 듣기와 말하기의 비율이 8 대 2가 되도록 지켜야 한다. 즉, 언제나 인풋이 아웃풋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말에 쉽게 상처받을 때가 많거나 대화와 관계에서 말 때문에 고민이었다면 상대의 말에 먼저 귀를 기울여 보자. 누구와도 기분 좋은 대화로 관계가 술술 풀리기 시작할 뿐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관계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