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작은 방의 시 이야기

청신한 바람결의 오선지 위에 나비들이 날아오른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집, 테라스가 있는 가장 작은 방, 거기 허인숙 시인의 청신한 바람결의 문장이 피어나고, 자음과 모음의 날갯짓이, 우주를 향해 열려 있는 꿈의 테라스에서 시의 집을 짓는다. 프랑스의 박물학자 뷔퐁은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글 속에 그 사람의 인격, 이를테면 성격이나 배움, 삶에 대한 철학적 사상, 됨됨이와 가치관 등이 담겨 있음을 뜻하는 말일 것이다. 문학적인 글에 있어서는 감성적 특성과 언ㅇ어 감각적 자질까지도 내장되어 있기 마련이다. 허인숙 시인의 시를 읽는 동안 내내 그는 문장 문체에 대한 신선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형상력이 두드러지면서도 세련되고 자연스러운 호흡의 문장은 허인숙 시인의 시적 단련과 독자적 세계관의 내력을 넉넉히 짐작하게 한다.

조명제(시인,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