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이름, 길선주(1869-1935) 목사. 격동하는 대변환기에 살았던 한 사람의 인생을 단 몇 개의 수식어로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우리는 어림짐작으로 그의 삶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이렇게나 많다.
-1907년 평양신학교 1회 졸업생으로 한국인 ‘최초’의 7인 목사 중 한 명.
-한국 교회사의 전환점이라고 불리는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을 이끈 부흥사.
-1919년 3.1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4인 중 한 사람.
-한국 기독교 산업전도의 첫 시도로 간주되는 평양 노동자 연합전도를 이끈 기독교 지도자.
-이념으로 혼란했던 1920년대 한국교회 부흥운동의 시대를 연 목사.
-《평양 산정현교회사》,《평양연합부인회 사기史記》와 같은 역사적인 글을 남기고, 설교와 설교에 관한 저서를 간행한 한국 교회 제1세대의 주도적 인물.
이처럼 길선주 목사를 지칭하는 화려한 수식어는 많지만, 정작 그의 글을 접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은 길선주 목사의 신앙과 삶을 잘 보여주는 설교와 중요한 글 24편을 모아 엮었다. 특별히 그는 기독교가 한국인에게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를 역력히 보여준 한국 교회의 가장 위대한 목회자요 신학자였다. 질곡의 한국 근대사 초기에, 기독교의 복음은 사후 천당만이 아니라 실제 모든 사람에게 지금, 여기의 문제로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 그것을 실감하게 한 것이 길선주 목사였다. 이 책은 이러한 길선주 목사의 깊은 통찰력과 열정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길선주 목사는 성경을 우리 삶의 골수에 닿게 하는 강력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우리 주변의 사소한 일, 일상의 일을 성경의 가르침과 꼭 맞는 고리를 찾아 맞추는, 비범한 관찰력을 지니고 있다. 성경이 실제 나의 문제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그처럼 잘 보여준 설교가는 당대에 거의 없었다.
길선주 목사의 설교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 그리고 성령의 능력을 핵심으로 하였다. 그는 거기에서 떠난 일이 없었다. 거기서 어긋나는 어떤 경우도 용인된 적이 없다. 따라서 그의 설교에는 때로 무서울 정도의 비판과 경고가 따랐다. 한 예가 이 책에 수록된 ‘감독의 책임’이라는 설교인데 길선주 목사 자신도 ‘말이 격하여 차례가 없고 예를 결함이 있을 것도 양해’ 바란다는 서두로 시작할 정도이다.”
-민경배(연세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