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유정, 〈마스크걸〉 김용훈 감독 추천
‘너의 속마음 다 알아’부터 ‘난 원래 안 되나 봐’까지
불안을 걷어내는 생각 바꾸기 작업
불안에서 벗어나는 인지행동치료의 첫 번째 과정은 생각 바꾸기 작업이다. 처음 자동적 사고를 알아차리는 데는 헛갈리고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찾게 된 다음부터는 매우 쉬워진다. 왜냐면 맨날 똑같은 가짜 생각들이 자동으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가짜 생각은 가만히 두면 평생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확고해진다. 물론 생각의 오류가 없는 사람은 없다. 다만 우울증이나 사회 불안증이 심한 사람들은 더 많은 왜곡된 사고가 있으며, 자기 생각을 절대적인 사실이라고 믿는다. 그 생각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관심이 없다. 감정이 느껴진 걸 보면 당연한 사실이라고 믿게 된다.
그러나 머릿속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고 접근하기 시작하면 가짜 생각에 균열이 생긴다. ‘내 생각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겠는데?’ 이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인생의 많은 변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독심술 오류와 재앙화 사고 오류는 사회 불안 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가짜 생각이다. 독심술 오류를 가진 사람들은 ‘나를 무능력자로 생각하고 있어’처럼 자신이 남의 속마음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앙화 사고 오류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하여 매우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과장하는 생각이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면 나약한 겁쟁이로 볼 거야’ 하며 증거도 없이 무작정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면서 불안과 우울감, 고통스러운 감정을 동반한다.
사회 불안증에서 벗어나기 전의 저자는 대부분의 가짜 생각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 ‘종합 인지 오류 선물 세트’ 같은 사람이었다. 독심술 오류 역시 공고해서, 눈빛만 봐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믿었다. 독심술 오류는 ‘내가 말을 더듬었다고 나를 무식하다고 생각하고 있어’라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결정지어 버린다. 독심술 오류가 있는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해서 대인관계가 좋지 못하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는 계속 상대를 경계하며 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타인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가짜 생각을 의심 없이 믿는다. 그러나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상대의 생각이라기보다는 주로 자신이 혼자 하는 생각들이다. 상대방이 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믿는데, 어떻게 인간관계가 좋고 삶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 머릿속 생각이 상대방의 생각이 아니라 내 생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가짜 생각을 수정하는 것, 그것이 불안을 없애고 관계를 살리며 자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상황을 왜곡해서 보는 대표적인 가짜 생각들
1. 독심술 사고 오류: 상대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함
2. 재앙화 사고 오류: 앞으로 닥칠 일이 매우 끔찍할 것이라고 과장함
3. 점쟁이 예언 오류: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미래를 부정적으로 예측함
4. 감정적 추론 오류: 증거나 근거 없이 부정적인 느낌을 진실이라고 믿음
5. 흑백논리 사고 오류: 완벽한 기준을 제시하고 최고가 아니면 최악이라 여김
6. 당위 진술(강박적 부담 오류): 절대적인 기준을 세워 놓고 그 기준에 무조건 맞추려 함
7. 명명하기 오류: 자신이나 타인을 부정적인 이름으로 부름
8. 장점 무시하기 오류: 나의 장점은 모두 무시하고 단점만 바라봄
9. 정신적 여과 오류: 부정적인 한 가지 측면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무시해 버림
10. 지나친 일반화 오류: 한두 번 경험한 일로 항상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함
11. 부적응적 사고: 오류는 아니지만, 제한된 사고로 자신을 힘들게 만듦
생각 바꾸기를 한 다음,
마음챙김으로 자신을 돌보다
누구나 살면서 불안을 경험한다. 새로운 회사에 면접 보러 갈 때, 낯선 모임에 갔을 때,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 등 불안은 흔히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금방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사라진다. 그런데 불안이 삶의 여러 영역을 점령한다면? 학생이 시험 볼 때 불안해서 문제가 눈에 안 들어온다면? 직장인이 거래처와의 미팅과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두렵고 불안하다면?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서야 하는데 떨려서 제대로 발표를 못한다면? 불안은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든다. 일상을 흔들리게 하고, 꿈을 파괴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미워하게 만든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저자는 먼저 생각 바꾸기 작업을 10주 이상 꾸준히 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생각 바꾸기 이후에는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습관화된 감정과 행동을 줄어들게 하도록 진행하는 순서를 권한다. 자동적 사고는 워낙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생각 바꾸기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기분이 우울하고 분노가 생기고 불안한지 모른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느끼면 안 될 것 같아 참고 억누르게 된다. 그러나 억압은 더 큰 고통을 남긴다. 생각 바꾸기 작업을 꾸준히 했다면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알 게 된다. 그리고 평상시에도 사실에 가까운 합리적인 사고가 올라오기에 삶이 더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로 유지된다. 그래서 생각 바꾸기 작업을 먼저 한 뒤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챙김 명상은 지금, 이 순간에 머물며 있는 그대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후회로 가득한 과거와 두려운 미래에 머무는 대신, 지금 현재에 머무는 것이다. 그러면 걱정은 사라지고 평온함과 고요함이 찾아온다. 불안에서 벗어나서 얻고자 하는 게 바로 평온하고 고요한 마음 아닌가. 마음챙김 명상은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인지행동치료로는 어려운 부분들까지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저자는 마음챙김 명상을 꼭 해보길 권한다.
사회 불안증 환자가 직접 밝히는
불안을 잠재우는 실천 방법
책 《가짜 생각이 불안이 되지 않게》을 쓴 유덕권 저자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사회 불안증이 발병하여 22년간 사회 불안증 환자로 살았고, 18년간 불안·우울증 약을 먹었다. ‘할 줄 아는 게 연기밖에 없는데 왜 사람과 무대를 두렵게 만드셨나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은데 무대가 두려운 배우라니… 정말 죽고 싶었다. 18년간 먹던 약은 눈앞의 증상을 잠시 가라앉힐 뿐 근본적인 치료를 하진 못했다. 저자는 매일매일 치부가 드러날까 항상 노심초사하며 조심조심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이를 먹을수록 자기혐오에 시달렸다. 하지만 생각 바꾸기와 마음챙김 명상으로 얻은 나아지리라는 기대는 삶에 희망과 활력을 주었다. 길고 길었던 불안의 터널에서 드디어 벗어나 현재 그는 마침내 약을 완전히 끊고 사회 불안증과 우울증에서 벗어났다.
사회적 평판을 중시하는 사회 불안증 환자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가족도 발병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회 불안증 환자가 쓴 책은 흔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불안증을 극복해 낸 환자가 직접 밝히는 불안을 잠재우는 실천 방법을 담은 책 《가짜 생각이 불안이 되지 않게》는 불안에 잠식되는 당신의 삶을 회복하는 건강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당신은 할 수 있다.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