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변인에서 사회 구성원으로 어우러지는 한 소년의 이야기 =
이 소설은 큰 사건이나 판타지 요소가 없다. 오히려 나른하고 평범한 어느 변두리 아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래서 ‘뭐가 수상할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13살 소년 진우 눈에는 이 평범한 동네의 일상과 친구들이 엄청나게 수상하다. 사람은 없고 장미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동네가 수상했고, 자청비를 닮은 다림이는 더 수상했으며, 헐렁셔츠 우연이도 고물상 집 아들 동민이도, 사각턱인 광규도 모두 수상한 친구들이다. 상상 속에서 엄마를 만나고, 아이언맨이 되고, 자청비를 만나는 진우에게 친구들의 이야기는 딴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소설은 이렇게 주변인으로만 맴돌던 진우의 시선을 따라간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공공근로로 살아가는 태풍 할아버지와 향수 할머니, 폐휴지를 주우며 살아가는 김끝달 할아버지, 고물상을 운영하는 동민이네 집 등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른들의 역할과 공동체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마주하게 된다. 가족의 부재로 인해 상상의 세계 속에 갇힌 진우가 겪는 내면의 아픔과 고민을 차분하게 풀어낸 성장소설, 위로와 치유, 우정이 있는 이야기, 진우의『수상한 장미마을』의 메시지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