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이 뭐죠?
접근성이란 사용자의 신체적 특성이나, 지역, 나이, 지식 수준, 기술, 체험과 같은 제한 사항을 고려하여 가능한 한 많은 사용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wikipedia 참조) 이 책이 수없이 강조하는 중요한 가치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위한 경사로, 낮게 만들어진 연석, 움직임 감지 센서, 영상 내 자막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겠죠. 접근성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 특정한 소수 집단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레베카는 누구나 편의 시설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이 지금 더 많은 편의 시설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이미 이 사회가 당신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있을 뿐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꼬집습니다.
장애인으로, 장애여성으로 살아가기
취업은 어떻게 하고, 이사는 어떻게 하지? 아니, 우선 주차는 할 수 있고,
피팅룸에 들어갈 수는 있어? 그럼 대체 연애는? 그게 과연 가당키나 해?!
세상이 정해둔 ‘이상적인 몸’의 기준에 꼭 들어맞지 않는 몸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레베카는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단순히 편의시설의 부족함,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는 것이 아닌 그녀 나름의 생존방식, 그리고 친절과 자선 이면에 숨겨진 복잡함, 장애여성의 페미니즘 등 그녀가 실제로 장애인으로 살아오며 느낀 삶의 수많은 면을 보여주죠. 그녀의 담담한 목소리(그리고 때로 보이는 기발한 재치와 농담)를 통해 우리는 능력주의가 얼마나 우리 일상을 깊게 지배하고 있는지 깨닫게 됩니다.
좋아요, 이렇게 해보죠.” 나는 쾌활하고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했다.
“수화를 할 줄 아는 청각장애여성이 수화를 하는 사람으로 가득한 방에 들어간다고 상상해보세요. 이때 이 여성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도, 질문을 던질 수도 있고, 욕구를 드러낼 수도, 농담을 할 수도 있겠죠. 이제 여러분이 귀가 들리는 상태로 같은 방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중에 혹시 수화할 줄 아는 사람 있나요?” 그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렇다면 방 내부의 커뮤니티에 접근할 수 없고, 소통할 수 없고, 바깥에 놓인 사람은 바로 여러분이겠죠. ‘장애인’ 석에 누가 앉을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뒤집혀요. 공교롭게도 대부분 공간이 여러분의 접근성을 최우선시하여 구축되었지만, 다른 방식의 여지도 있다는 거죠.
장애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해야하며, 더 많은 목소리로 더 많은 이야기를 이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것이죠. 다름의 아룸다움을 인정하고 노력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턱’없이 더 나은 내일이 다가올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