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고 걱정되는 불안한 마음은 몸에도 전해져요
신체 반응과 주변을 살피며 불안을 이겨내는 용기를 연습해요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써 본 경험,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어릴 적 발표할 차례가 되면 목소리가 덜덜 떨리면 어쩌나, 하려던 말을 잊고 실수하진 않을까 너무 걱정돼서 차가워진 손을 마구 비비곤 했고요, 다 큰 지금도 치과에만 가면 의사 선생님이 다가오는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아 눈을 질끈 감아 버립니다. 떨리고 걱정되는 마음은 이렇게 고스란히 몸에 전해집니다. 그래서 《걱정과 안녕 하기》의 저자는 먼저 불안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생각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쿵쾅대는 심장, 덜덜 떨리는 다리, 몸이 움직이지 않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 저마다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불안을 느낄 거예요.
아이들은 더욱이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과 걱정의 실체를 뚜렷하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내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살필 수 있지요. 불안이 어떤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는지 알고 나면, 해소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주위를 살피면서 내 몸이 느끼는 감각에 집중하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나 불안을 물리치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지요. 이렇게 현실 감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영어로 ‘grounding activities’라고 합니다.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땅에 두 다리를 단단히 디디고 내 몸이 땅과 이어져 마치 나무처럼 튼튼하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그래서 나는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심호흡을 하고 주위를 찬찬히 둘러봅니다. 눈길이 가는 대상, 익숙하게 느껴지는 소리, 좋아하는 감촉 같은 걸 가까이에서 찾아 집중하면 몸으로 안전감을 인지하고 신경계가 평소 상태로 빠르게 되돌아갈 수 있어요. 소용돌이치던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함을 회복한 아이는 자신의 감정이 서서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거예요. 이런 연습이 거듭되면 스스로의 힘으로 평온과 안정을 되찾고, 더 나아가 걱정과 불안을 몰아낸 자리에 ‘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간단한 활동으로 걱정이나 불안과 작별하도록 돕는 그림책, 《걱정과 안녕 하기》 이렇게 읽어요
누구에게나 불쑥 찾아올 수 있는 걱정과 불안을 달래는 방법을 알려 주고 회복탄력성을 키워 주는 《걱정과 안녕 하기》. 불안으로 어수선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일은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꼭 필요해요.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걱정과 불안을 느꼈던 경험을 공유하고, 책에 실린 활동도 꾸준히 연습해요.
ㆍ이야기를 읽으며: 주인공은 어떨 때 불안을 느끼나요? 걱정이 많아지면 머릿속이 어떻게 되는지, 몸의 어디에서 불안을 느끼는지 이야기 나눕니다. 아이들에게는 사소한 걱정거리가 아주 많을 거예요. 모두 꺼내 놓을 수 있는 시간을 주고, 특히 걱정이나 불안이 찾아올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말로 표현할 수 있게 격려해 주세요. 감정을 표현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심장이 두근대요, 배가 살살 아파져요”처럼 신체 반응을 설명하기는 수월할 거예요. 마음으로 느끼는 걱정이나 불안이 그런 모습으로 몸에 나타난다는 것을 알려 주고, 부모님의 경험도 함께 나누며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해 주세요. 누군가와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될 거예요.
ㆍ이야기를 읽고 나서: 당장 불안한 상태가 아니어도, 아주 쉽게 어디에서나 할 수 있는 ‘grounding activities’를 꼭 실행해 보세요. 다리에 힘을 단단히 주고 일어서 보는 일, 의자에 앉아 몸의 어디 어디가 닿을 때 편안함이 느껴지는지 자세를 실험해 보는 일은 간단하지만 내 몸을 살피는 습관을 만드는 데 효과적입니다. 오감으로 느끼는 것을 찾아 말하기도 재미있게 할 수 있지요. 아이가 어떨 때 불안을 느끼는지 관찰하고 행동이 다소 어수선해 보일 때, 주위를 찬찬히 살피며 지금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현재로 돌아와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가 어떤 대상에서 편안함을 느끼는지, 무슨 일을 할 때 마음이 평온해지는지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귀여운 캐릭터를 보는 것, 따듯한 엄마 손을 잡는 것 등 편안하다고 느끼는 대상이나 행동을 주위에서 찾는 연습을 통해 걱정과 불안이 닥쳐올 때에도 마음을 다스릴 만한 것에 집중하며 안전감을 회복할 거예요. 이렇게 연습하다 보면 적당한 긴장감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만큼 단단해지고, 지금 느끼는 불안감이 사실은 실체가 없다는 걸 깨닫고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련성이 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