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리 있지만 이제,
세상의 귀를 두드릴 작은북 소리
입술에서 터져 나간다
들리는가 그곳의 그대여!”
---「공명」중에서
?문학시대? 신인상 수상자 이종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삶과 죽음, 우주 안의 인간의 존재에 대한 치열한 사유로 빚어낸 71편의 시
리아북스에서 2022년 《문학시대》를 통해 등단한 이종철 시인의 첫 시집 “원과 공간”을 출간한다. 이종철 시인은 삶과 죽음, 인간과 자연이라는 대칭적인 주제를 원과 공간으로 상징되는 거대한 우주 위에서 치열하게 탐구한다. 시인은 삶의 희로애락과 고통 앞에 기꺼이 순명하면서도 인간으로서 느끼는 회한과 슬픔 역시 외면하지 않고 담담하게 고백한다. 침묵과 고독 속에서 끊임없는 질문과 사색으로 빚어낸 71편의 시들은 그 정수이다.
제1부는 삶과 죽음에 대하여, 제2부는 가족과 사랑에 대하여, 제3부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하여, 제4부는 일상으로부터 얻은 성찰에 대하여 각각 시편에 담았다.
“나에게 시인이란 이름이 붙여지고 난 뒤로
시문학의 창으로 보이는 세계는
마치 속이 보이지 않는 저 하늘이나
차가운 얼음장 아래 생명들과 같이
온 세상 만물이 새롭게 다가온다.
내가 마주 다가가면 말을 걸어온다.”
- 시인의 말 중에서
원의 경계가 허물어져도 공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우주가 사랑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종철 시인의 시편 또한 인간과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 쓰여졌기에 읽는 이의 마음에 공명하는 북소리로 울린다.
◎ ?문학시대? 제133회 신인문학상 심사평 -
시인이 어느 순간의 상상적 인간체험을 자신의 관념에 비추어 묘사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창작의 한 과정이라고 할 때, 시를 쓴다는 것은 인간이나 사물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깊게 해서 심상의 그윽한 단면을 언어로 표현하고, 독자로부터 그것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있다고 하겠다.
이종철 님은, 원형적 자연과 인간의 성품에 닿아있는 이미지가 묵중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인간과 사물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것의 특수성을 표현한 심상의 상징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는 시어로 숭고한 생명력을 몸소 보여주는 시인의 앞날에 문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심사위원회] 김시철, 박종철, 성춘복, 유금호, 이문걸, 이향아, 정군수, 조병무, 차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