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작
★★★★★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
작가 조슈아 코언은 2007년부터 소설을 출간해온 중견 소설가로, 여섯 번째 작품인 《네타냐후》로 미국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유대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숨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지닌 소설가로 급부상했다. “미국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유대인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가디언》은 이 책을 필립 로스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작품들에 견주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본서 《네타냐후》가 그의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다.
다수의 현지 매체들은 이 소설이 이끌어내는 ‘재미(fun)’에 주목했다. 놀라울 정도로 예리한 관찰에 바탕을 둔 인물 묘사와 상황 설정은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미국 학계의 위선과 어리석음, 다양한 인물 군상에 대한 묘사는 소설가 니콜 크라우스의 말마따나 “사악할 정도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서구 사회의 유대인 문제에 대한 주제의식을 촘촘하게 녹여내어, 묵직한 여운과 생각거리를 함께 남긴다.
국제뉴스를 접할 때 ‘네타냐후’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총리의 성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네타냐후 총리의 아버지인 벤시온의 미국 대학 취업 면접 당시의 이야기를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 당시 무명의 역사학자였던 벤시온 네타냐후는 그의 가족, 즉 아내와 세 아들을 동반하고 무척 인상적인(?) 취업 면접을 치렀다고 한다.
소설은 면접 대상자를 접대하게 된 한 유대인 교수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며, 그 교수가 처음 채용위원회 합류를 제안받은 때부터 시작해 면접 대상자를 실제 안내하며 벌어진 난장판에 이르기까지의 반년 정도의 이야기를 다룬다. 1959년 겨울, 뉴욕주 변두리 지역에 위치한 코빈 대학. 유대인 역사학자인 루벤 블룸은 스페인 종교재판을 연구해온 한 이스라엘 무명 학자에 대한 채용위원회에 합류한다. 면접을 보러 온 벤시온 네타냐후가 뜻밖에 가족을 대동하고 나타나자, 블룸은 마지못해 손님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역사학계라는 배경에서 우러나오는 지적인 풍자와 유머가 돋보이며, 손에 베일 정도로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작가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사람은 미국 문학비평계의 대가 해럴드 블룸이었다. 블룸은 먼저 조슈아 코언에게 만남을 청해 말년에 친밀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서로 터놓고 생각을 나누던 과정에서, 코언은 블룸이 네타냐후 일가의 취업 면접을 도왔던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고, 그것을 모티브로 소설까지 쓰게 되었다. 바로 이 작품 《네타냐후》이다.
이 책은 소설 그 자체로 읽을 수 있으나, 실화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현재 이스라엘 국가의 행보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네타냐후 집안의 적통,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정주의적 시오니즘의 감정적/정서적 본질을 이 소설이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신감, 그 당혹스러울 정도의 확신감을 마주한 독자들은 주인공 루벤 블룸의 아내처럼 가만히 읊조릴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기뻐… 내가 신념 없이 늙어간다는 게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