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견장에서 투견이 돈 벌디? 우리한테는 뭐가 떨어지긴 하나?”
밥줄을 지키기 위해 대결에 나선 고물상 사람들의 유쾌한 설전극
소설가 조현아의 《밥줄광대놀음》이 위즈덤하우스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2019년 브릿G 작가 프로젝트에 단편소설 〈무한마계지하던전〉이 선정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위트 있는 문장력을 바탕으로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코믹하게 그려내 주목받았다. 이 작품에서는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소시민들을 등장시켜 자신의 밥줄을 걸고 하루하루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다루었다. 독자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무겁게 감각하면서도, 시종일관 이어지는 재치 있는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낡고 오래된 동네에 위치한 ‘솔솔 고물상’의 대표 ‘민솔’은 과거 수재로 각종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으나, 부모님의 사업인 고물상을 물려받기로 결정해 모두를 경악게 한다. 민솔의 고물상에 동네 친구이자 웹툰 작가인 ‘소라’, 대학교 동창인 ‘아름’, 마지막으로 막 군대를 제대한 친동생 ‘민율’이 동참하면서 사업은 자리를 잡아가는 듯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9시 뉴스보다 영향력 있다는 스트리밍 방송 채널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게 되는데, 그 내용인즉 솔솔 고물상의 취급 품목인 성인용품을 두고 문제 제기를 한 닉네임 ‘소니아’라는 사람과 토론 방송에 참여해달라는 것. 깊은 고민 끝에 고물상 사람들은 소니아와의 토론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마침내 결전의 날, 고조되는 감정과 서로의 입장을 앞세운 거친 설전이 생방송으로 중계되기 시작한다.
작품은 중간중간 토론의 광대가 되어버린 고물상 사람들과 소니아 너머에 위치한 이 놀음의 주체에게로 독자들의 시선을 돌린다. 그야말로 생계, 즉 밥줄을 지키기 위해 토론 참여를 결정한 고물상 사람들과, 잃어버릴 수 없는 사회적 명예를 건 소니아의 줄타기에서 정작 승리를 거머쥔 것은 스트리밍 채널 사업자라는 기묘한 자본주의적 진실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럼에도, 솔솔 고물상의 민솔, 아름, 소라, 그리고 민율의 삶은 계속되기에 작가는 작품이 끝나는 시점까지 이들이 그려내는 재미난 일상의 장면들을 끝까지 따라간다. 그렇게 고물상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간다, 함께”(99쪽).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50권의 책으로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
위즈덤하우스는 2022년 11월부터 단편소설 연재 프로젝트 ‘위클리 픽션’을 통해 오늘 한국문학의 가장 다양한 모습, 가장 새로운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 편씩 소개하고 있다. 연재는 매주 수요일 위즈덤하우스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위픽’을 통해 공개된다. 구병모 작가의 《파쇄》를 시작으로 1년 동안 50편의 이야기가 독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위픽 시리즈는 이렇게 연재를 마친 소설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한다. 3월 8일 첫 5종을 시작으로, 이후 매월 둘째 수요일에 4종씩 출간하며 1년 동안 50가지 이야기 축제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때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한데 묶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단 한 편’의 단편만으로 책을 구성하는 이례적인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한 편 한 편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은 소재나 형식 등 그 어떤 기준과 구분에도 얽매이지 않고 오직 ‘단 한 편의 이야기’라는 완결성에 주목한다. 소설가뿐만 아니라 논픽션 작가, 시인, 청소년문학 작가 등 다양한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장르와 경계를 허물며 이야기의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한다.
또한 책 속에는 특별한 선물이 들어 있다. 소설 한 편 전체를 한 장의 포스터에 담은 부록 ‘한 장의 소설’이다. 한 장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 편을 새롭게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위픽 시리즈 소개∥
위픽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한 편의 이야기’를 깊게 호흡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작은 조각이 당신의 세계를 넓혀줄 새로운 한 조각이 되기를,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당신의 이야기가 되기를, 당신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한 조각의 문학이 되기를 꿈꿉니다.
한 조각의 문학, 위픽
구병모 《파쇄》
이희주 《마유미》
윤자영 《할매 떡볶이 레시피》
박소연 《북적대지만 은밀하게》
김기창 《크리스마스이브의 방문객》
이종산 《블루마블》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김동식 《백 명 버튼》
배예람 《물 밑에 계시리라》
이소호 《나의 미치광이 이웃》
오한기 《나의 즐거운 육아 일기》
조예은 《만조를 기다리며》
도진기 《애니》
박솔뫼 《극동의 여자 친구들》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황모과 《10초는 영원히》
김희선 《삼척, 불멸》
최정화 《봇로스 리포트》
정해연 《모델》
정이담 《환생꽃》
문지혁 《크리스마스 캐러셀》
김목인 《마르셀 아코디언 클럽》
전건우 《앙심》
최양선 《그림자 나비》
이하진 《확률의 무덤》
은모든 《감미롭고 간절한》
이유리 《잠이 오나요》
심너울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최현숙 《창신동 여자》
연여름 《2학기 한정 도서부》
서미애 《나의 여자 친구》
김원영 《우리의 클라이밍》
정지돈 《현대적이라고 말할 수 없는 죽음들》
이서수 《첫사랑이 언니에게 남긴 것》
이경희 《매듭 정리》
송경아 《무지개나래 반려동물 납골당》
현호정 《삼색도》
김 현 《고유한 형태》
김이환 《더 나은 인간》
이민진 《무칭》
안 담 《소녀는 따로 자란다》
조현아 《밥줄광대놀음》
김효인 《새로고침》
전혜진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자르면》
김청귤 《제습기 다이어트》
최의택 《논터널링》(근간)
김유담 《스페이스 M》(근간)
전삼혜 《나름에게 가는 길》(근간)
최진영 《오로라》(근간)
이혁진 《가장 완벽한 주행》(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