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문의 시조는 내면과 사물의 접점에서 발원하여 세계 해석의 유추 가능한 지점을 선명하게 부조(浮彫)하는 창의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서 우뚝하다. 그는 직정 토로나 사실 묘사의 양 편향을 가뿐하게 뛰어넘으면서, 내면과 사물이 부딪치는 현장이 바로 ‘시적인 것’의 발원지라는 자각을 줄곧 우리에게 건넨다.
우리는 이 짧은 양식을 통해 인지 경험과 초월 경험을 동시에 치르게 되는데, 그러한 정서적 감염을 꾀하려는 의지가 오종문의 시조 미학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할 것이다. 절제된 언어와 시상을 담은 단시조가 ‘시인 오종문’의 존재론을 이렇게 품격 있게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오종문 시인은 자연이 품은 풍경과 순간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일에 매진해 간다. 이제 우리는 시인의 중요한 목소리 가운데 하나가 자연에 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억과 그것의 심미적 형상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재현 과정 외에도 그는 자연 사물이나 현상을 삶에 대한 해석의 상관물로 활용하고 있는데, 가령 그것은 삶의 국면과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의 시조에 나타난 자연 세목은 단순한 관조 대상이 아니라 시인 자신의 구체적 정서가 투영된 상관물로 존재하는 것이다. 오종문 시인은 이러한 원리를 시조가 가지는 형식 미학적 장처(長處)를 최대한 살려 구현해 가고 있다. 자연 사물을 통한 존재론적 해석과 성찰 과정이 여기서 생성되고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 시대의 범례(範例)가 되는 시조 작품들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인생론적 경향을 띠면서 고전적 성정과 깨달음을 우리에게 하염없이 전해준 것이다. 오종문 시조 역시 이러한 고전적이고 인생론적인 질감과 무게를 지니면서, 섬세한 사유와 감각을 거느리고 있는 우리 시대 정형 미학의 대표 사례일 것이다.
오종문의 시조는 이처럼 초월과 안착,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같은 대립적 지표들을 한결같이 재구성하면서 서정시를 통한 상상적 전회(轉回)를 감행하고 있다. 우리도 이 저녁 천지간에 그리움을 깔아놓는 그의 일을 따라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새롭게 갱신해 가게 된다.
정형 양식인 시조는 언어의 이러한 이중적 욕망을 동시에 표상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의미 지향과 탈(脫)의미 지향의 욕망을 균형감 있게 결속하면서 ‘시적인 것’의 내용과 형식을 이루어온 것이다. 오종문의 이번 시조집은 이러한 균형 아래서 특유의 아름다운 파문을 그려냈다. 그가 그려낸 아름다운 파문이란 짧은 언어를 통한 사랑의 회상, 자연 사물을 통한 해석과 성찰, 초월과 안착의 심상 제시 등이고, 그것을 모두 감싸고 있는 것이 ‘사랑’의 에너지일 것이다.
[ 평론가 서평 ]
한미자 시조 텍스트에서 찾은‘ 풀빛’ 시학 !
오종문의 시조는 내면과 사물의 접점에서 발원하여 세계 해석의 유추 가능한 지점을 선명하게 부조(浮彫)하는 창의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서 우뚝하다. 그는 직정 토로나 사실 묘사의 양 편향을 가뿐하게 뛰어넘으면서, 내면과 사물이 부딪치는 현장이 바로 ‘시적인 것’의 발원지라는 자각을 줄곧 우리에게 건넨다.
우리는 이 짧은 양식을 통해 인지 경험과 초월 경험을 동시에 치르게 되는데, 그러한 정서적 감염을 꾀하려는 의지가 오종문의 시조 미학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할 것이다. 절제된 언어와 시상을 담은 단시조가 ‘시인 오종문’의 존재론을 이렇게 품격 있게 높여주고 있는 셈이다.
오종문 시인은 자연이 품은 풍경과 순간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일에 매진해 간다. 이제 우리는 시인의 중요한 목소리 가운데 하나가 자연에 대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억과 그것의 심미적 형상화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아름다운 재현 과정 외에도 그는 자연 사물이나 현상을 삶에 대한 해석의 상관물로 활용하고 있는데, 가령 그것은 삶의 국면과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 점에서 그의 시조에 나타난 자연 세목은 단순한 관조 대상이 아니라 시인 자신의 구체적 정서가 투영된 상관물로 존재하는 것이다. 오종문 시인은 이러한 원리를 시조가 가지는 형식 미학적 장처(長處)를 최대한 살려 구현해 가고 있다. 자연 사물을 통한 존재론적 해석과 성찰 과정이 여기서 생성되고 확장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한 시대의 범례(範例)가 되는 시조 작품들은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인생론적 경향을 띠면서 고전적 성정과 깨달음을 우리에게 하염없이 전해준 것이다. 오종문 시조 역시 이러한 고전적이고 인생론적인 질감과 무게를 지니면서, 섬세한 사유와 감각을 거느리고 있는 우리 시대 정형 미학의 대표 사례일 것이다.
오종문의 시조는 이처럼 초월과 안착,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같은 대립적 지표들을 한결같이 재구성하면서 서정시를 통한 상상적 전회(轉回)를 감행하고 있다. 우리도 이 저녁 천지간에 그리움을 깔아놓는 그의 일을 따라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새롭게 갱신해 가게 된다.
정형 양식인 시조는 언어의 이러한 이중적 욕망을 동시에 표상해온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의미 지향과 탈(脫)의미 지향의 욕망을 균형감 있게 결속하면서 ‘시적인 것’의 내용과 형식을 이루어온 것이다. 오종문의 이번 시조집은 이러한 균형 아래서 특유의 아름다운 파문을 그려냈다. 그가 그려낸 아름다운 파문이란 짧은 언어를 통한 사랑의 회상, 자연 사물을 통한 해석과 성찰, 초월과 안착의 심상 제시 등이고, 그것을 모두 감싸고 있는 것이 ‘사랑’의 에너지일 것이다.
-유성호 평론가/교수 「해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