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본래 우리가 자연에서 태어났고,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지금도 여전히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고 산다. 도시에서의 삶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의 삶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정치는 시민들의 삶과 멀어지고, 경제는 약한 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이윤 추구를 위해 자연을 훼손하면서도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사회는 정글로 변해 버렸다. 문화 콘텐츠는 엽기와 창의를 혼동한다. 이웃은 사라지고, 그 속에서 자신을 찾기 어렵다.
지금의 50대, 60대는 경제 건설과 민주화의 역경을 헤쳐 왔다. 하지만 그들이 낳은 20대와 30대는 지금 일자리 없는 도시와 비정한 사회에서 고통받고 있다. 넘쳐나는 쓰레기를 매립할 장소를 찾지 못하고, 남용되는 에너지로 기후 위기를 극복할 방법이 묘연하다. 젊은이들은 결혼하지 않고, 휴대폰 안에 갇힌 채 대화하지 않으며, 직장에서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과연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는 것일까?
우리가 직면한 문제의 답을 찾으려면 왔던 길을 되돌아봐야 한다. 인간은 원래 자연의 일부였다. 우리의 지식과 과학은 모두 자연으로부터 배운 것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도시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식을 보내 도시를 키우는 역할을 했던 농촌은 사멸하고 있다.
농촌은 도시인들의 레저를 위한 테마파크나 오락장이 아니다. 도시에서 사는 삶에 익숙한 사람들이 용기 있게 자연을 선택하도록 도우려면 정부는 농촌이 자연적인 삶의 터전이 되도록 병원과 학교, 행정시설을 세울 공공 예산을 장기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농업은 2차 산업과 경쟁해야 하는 1차 산업이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고 지켜 내는 0차 산업이다.
저자는 어릴 때 서울로 이사 와서 삶의 대부분을 도시에서 살았지만 어릴 때 농촌과 자연에서의 경험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자연에서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실천가들을 찾아가 만났다. 지역 농민과 상생 운영되는 네팔 히말라야 농장 호텔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그들에게서 자연에서의 삶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지금 절망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을 훼손하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달려왔던 기성세대의 잘못된 방향을 어느 정도 수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원도 없고 생명력을 잃은 도시는 더 이상 대안이 아니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영원한 생산의 터전이 되는 자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자연은 우리가 비참한 도시 난민 신세에서 벗어나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게 해 줄 유일한 성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