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대다수 사람은 겉으로 드러난 감정 아래에 어떤 심리적 요인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늘 똑같은 감정으로 아파하고 힘들어한다. 즉 분리불안, 양가감정, 방어기제, 미해결 감정, 의존성, 감정전이, 인정욕구, 자동사고, 핵심감정, 투사, 재진술 등 심리적 요인이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었지만 몰랐던 것이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에게 심리적 요인을 찾아주기 위해 귀를 기울여 경청하고 공감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속감정에 무엇이 있는지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치료 효과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독자들은 책 속에 담긴 다양한 심리적 요인을 주제로 한 이야기 속에서 ‘나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나의 숨겨진 속감정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도 희뿌연 마음속 시야가 밝아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픈 감정을 저자가 책을 통해 공감해 주고 경청해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치료를 경험케 하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독서로 얻는 마음 치유
출근길에 꽃들과 대화하고 퇴근길에 나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저자의 이야기에 의아하다가도 이내 곧 풍부한 감성과 언어 구사력으로 우리를 따스한 자연의 품속으로 초대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과 고향에서 경험했던 희로애락의 현장과 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느새 내담자들의 삶으로 오버랩되면서 스토리를 풀어낸다. 자연을 만나면 치유가 시작되는 것처럼 저자는 자연의 메시지를 내담자에게 들려주고 새로운 옷을 입혀준다. “당신은 있는 모습 그대로 아름다워요.” “당신은 특별한 존재예요.” “당신 안에 반짝이는 보화가 있어요.”
상담가로서 저자의 섬세한 관찰력과 예리한 통찰은 독자 자신의 삶에서 ‘부모와 나 그리고 자녀’라는 3대에 걸친 가족사를 펼쳐놓고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며 개인 상담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책을 읽는 가운데 내재된 감정과 사고와 행동의 패턴을 이해하게 되고, 이 패턴들이 나와 가족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을 재해석하는 통찰과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미움, 사랑 뒤로 숨다
한 젊은 엄마는 자기 인생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친정엄마라고 생각해서 울분을 토하며 화를 쏟아냈다. 남편에 대한 원망을 딸에게 투사하며 욕을 하고 천덕꾸러기 취급했다고 말한다. 상담가와 함께 계속 담아주고 담기는 경험을 하면서 그녀는 점차 차갑던 가슴이 온기로 채워지고 화끈거렸던 머리가 식어가면서 마음의 중심을 잡기 시작했다. 이후 어느 순간부터 ‘엄마’라는 따스한 느낌이 살짝 스쳐갔고, 엄마의 손끝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엄마에 대한 미움 때문에 힘들었는데, 이제 사랑할 수도 없고 미워할 수도 없는 엄마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심리학에서 이를 양가감정이라고 하며, 어떤 대상에게 사랑과 증오처럼 두 감정이 동시에 혼재하는 마음 상태를 말한다. 대개 부모와 갈등이 있을 때 아이들은 자기 책임이라고 느껴 자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기도 하고, 부모가 험한 말을 하고 수용하기 힘든 행동을 할 때는 증오하면서 자기방어 시스템이 작용하여 양가감정을 갖게 된다.
저자는 심리적 요인을 심리학자나 정신분석학자의 이론을 거창하게 다루지 않아도 내담자들이 들려준 이야기로 이해시키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도 속감정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위로하고 드러내면서 치료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무엇보다 아픈 감정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읽는 것만으로도 치료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따뜻한 자연 감성과 언어로 심리 에세이를 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