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 영국인들의 유언장과 유산목록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유언장은 당대인들의 종교적 신념, 재산에 대한 처분, 가족관계, 상속관습 등을 보여주는 기록문서이다. 우리는 이를 통하여 종교개혁에 따르는 영국인들의 종교적 신념의 변화, 사망자의 동산과 부동산의 상속, 아내와 장남 및 다른 아들들과 딸들에 대한 상속관습, 가족과의 관계 및 친척들과의 관계 등을 분석해낼 수 있다.
유산목록은 사망자의 들판에 파종된 작물, 집안에 보관된 곡물, 가축, 농기구, 가구, 그릇이나 여러 용기 등의 세간, 옷, 상점의 물건 등에 대한 목록이다. 대체로 가옥의 방마다 놓여있는 세간의 종류와 개수, 그리고 그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하여 당대의 농업현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고, 사육하던 가축의 종류와 두수, 농기구의 종류와 숫자, 가구의 종류와 숫자 등을 상세히 알 수 있다.
이를 통하여 농업의 발전과 변화과정, 농기구나 가구의 변화와 발전 과정, 주택의 발전과정, 16∼18세기 사이 영국인들의 생활수준의 향상과정, 소비문화의 확산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낼 수 있다.
영국에서 유언장과 유산목록을 통한 연구가 시작된 것은 한 세기도 넘었지만, 이들을 사료로 하여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50년대이다.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농업사로부터 시작된 연구가 상속관습, 가옥의 발전, 농업혁명, 인구변화, 생활수준의 향상, 물질문화의 확산, 종교적 신념의 문제 등 여러 분야로 확산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언장과 유산목록은 산업혁명 이전 시기인 근대초 영국의 사회경제사를 연구하는데 결정적인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이들 사료에 대한 안내 및 분석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