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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헌신의 리더십 스토리

도전과 헌신의 리더십 스토리

  • 오연천
  • |
  • 울산대학교출판부
  • |
  • 2020-03-16 출간
  • |
  • 247페이지
  • |
  • 151 X 226 X 19mm / 483g
  • |
  • ISBN 9788978689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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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리더십 포인트]
상상력에 기반한 일관된 창의력의 발휘와 인간경영

1. ‘나는 나다’라는 믿음 속에서 자신의 길에 도전하려는 용기가 성취의 출발점

2.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며, 몰입하여야 창의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음

3. 창의적 사고는 상상력을 통해 구체화 하고 실현시키려는 노력으로 귀결되어야 함

4. 대학시절 영어 역량 축적이 글로벌 마인드의 초석이 되었음

5. 거듭된 좌절이 나를 단련시키고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는 긍정적·도전적 사고가 사업을 일구어내는 원동력이 되었음

6. 가치 있는 일에 대한 선택과 이를 개발할 역량을 쌓는 노력, 그리고 이 과정에서 열정과 즐거움을 스스로 창출함으로써 자신의 과업이 지속 가능할 수준에 도달하게 됨

7. 사람을 어루만지는 인간경영과, 상호교환 원리에서 벗어나 조건없는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인간 존중의 자세는 종업원들간 공감과 일체감 형성에 필수적임

오연천

[기조 강연]
사회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한다.
몇 년 전 하버드대학과 MIT대학의 교수와 학생 700여 명을 상대로 강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저를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 CK’라고 소개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이런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얼마큼 돈을 벌고 얼마큼 종업원을 두어야 성공일까요?’ 재산과 종업원 수로 성공의 여부를 가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게 성공이란 자기가 세운 비전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젊었을 적 제 비전은 큰 기업을 일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음악이 좋았습니다. 큰 집을 짓고 지하에 음악실을 마련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즐기는 밴드를 만드는 것이 당시의 꿈이고 비전이었습니다. 그 비전을 이루었으니 저는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 제가 드릴 말씀은 ‘사회에서 필요한 대학 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것입니다. 영어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리키는 말은 엘리멘터리스쿨, 미들스쿨, 하이스쿨이지만 대학을 가리키는 말에는 ‘스쿨’이 붙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제가 보기에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 대학 교육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긴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쿨은 배우는 곳입니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에서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웁니다.
물론 대학 또한 배우는 곳입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배워야 할 것은 다릅니다. 대학에서는 지식보다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티칭(teaching)’이 아닌 ‘코칭(coaching)’과 ‘멘토링(mentoring)’을 해줘야 합니다. 학교와 사회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고등학교까지 다니는 동안 배운 지식만으로 사회에 진입하면 충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한 충격을 줄여줌으로써 사회 적응을 수월하게 해주는 것이 대학교육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을 ‘트랜스포메이션 스테이지(transformation stage)’, 즉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준비하는 공간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교수님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저와 같은 관점에서 대학교육을 바라본다면 사회에서 환영받는 인재들이 배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년 전에 울산대 총장님이 저희 회사에 방문하셔서 울산대 학생 5명을 인턴으로 써달라고 부탁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인재라면 5명이 아니라 5백 명도 쓸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원하는 인재란 학력보다는 실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지식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학력이라면, 4년 동안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갖췄는
지를 나타내는 것이 실력입니다. 스펙보다는 자신이 갖춘 실력을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는 매력을 갖춘 리더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사람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얼마 후 총장님께서 열두 명을 선발했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와 우리 회사 임원들이 이곳에 와서 그 학생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되었고 질문은 간단했습니다. ‘우리 회사 KMK가 바꾸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인터뷰 내내 놀랐습니다. 저희 회사에 와보지도 않은 학생들이었지만 그들의 답변에서 저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들의 실력과 매력에 끌려 저는 열두 명 모두를 채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6개월의 훈련 기간을 거쳐 열두 명 중 여섯 명이 현재 저희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KMK에서 스탠포드와 같은 명문대 출신을 고액 연봉에 스카우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잠재력이 있는 인재를 뽑아서 키워낼 수는 있습니다. 저는 이미 완성된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것보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청년을 골라 인재로 양성하고 싶습니다.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것이 청년입니다. 저는 그런 용기를 가진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노인은 천만 명이 있더라도 꿈만 꾸지만, 청년은 단 한 명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울산대학교에도 수많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가질 수 있게 교수님들이 희망을 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같은 선배들 또한 그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겠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나는 나다. I am who I am.’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도 많고 훌륭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사람들과 똑같아질 수는 없습니다. 단지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영감을 얻고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을 뿐입니다. 성공한 사람과 똑같아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나’ 자신이 되면 됩니다. 인도네시아에 간다고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곳에 있든, 어떤 분야를 전공하든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그런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길에 도전하려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창의하라’는 것입니다. 저는 창의적이지 않은 사람은 환영하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제 이름을 ‘C. K. Song’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랬더니 외국인들이 자꾸만 ‘C. K.’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습니다. ‘창근’이라고 답할 수도 있었지만 저는 좀 더 창의적인 답변을 고민했습니다. 제 이름부터 창의의 대상으로 삼았던 셈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Crazy Korean’의 약자이며, ‘미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와 ‘나는 신발에 미쳐 있는 사람이다’라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두 번째로 생각해낸 것은 ‘창의적인 한국 사람’이라는 의미의 ‘Creative Korean’이란 답변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낸 답변으로, ‘종업원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찐따 까레와얀’입니다. 저는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제 이름에서 ‘미쳐라’, ‘창의적로 생각하라’, ‘사랑하라’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발견해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인생의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창의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창의합시다’라는 말만으로 창의적인 사람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유명한 분을 초청해 매월 포럼을 엽니다. 그런 포럼을 통해서 창의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또 직원들끼리 창의하는 방법에 관해 토론하고 발표할 기회를 주고 상을 주어 격려하기도 합니다. 창의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what if’라고 생각하는 것, 즉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지금 제 앞에 꽃이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꽃이 놓여 있다는 것만 생각해서는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여기 있는 꽃을 보고서도 여기에 꽃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혹은 꽃 대신 무엇이 놓여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바로 창의적인 사고입니다.
창의하는 첫 번째 단계는 ‘imagination’, 즉 상상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비전과 꿈에 대해 상상해야 합니다. ‘졸업하고 십 년 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고 상상해보아야 합니다. 그러나 상상만 해서는 꿈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두 번째 단계인 ‘specification’, 즉 구체화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자신이 상상한 내용을 구체적인 그림으로 그려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상상이 혼자만의 공상에 머물지 않고 실현될 가능성을 얻게 됩니다. 세 번째 단계는 ‘presentation’, 즉 구체화된 내용을 주위에 알리고 조언을 구하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코칭’과 ‘멘토링’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materialization’, 즉 상상했던 것을 실현시키는 현실화입니다. 창업하고 상품을 만들어내는 현실화 단계에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저도 달랑 300불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요즘에는 가치 있는 곳, 성공 가능성이 있는 곳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현실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라면 얼마든지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인도네시아에 새로운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그 공장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최초로 에어컨이 없는 공장입니다. 열대지방에서 에어컨이 없는 공장을 지으려는 시도는 물에 관한 창의적인 발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하의 물 온도는 지상과 다를 것이라는 상상이 출발점이었고, 상상은 구체화와 프레젠테이션의 단계를 거쳐 현실

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생산 현장을 안내하고 있는 송창근 회장

화되고 있습니다. 에어컨이 없이도 시원한 공장을 짓겠다는 꿈이 실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성공은 꿈과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고, 꿈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교육을 통해, 그리고 제가 소개한 창의법을 통해 울산대학교 학생들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질의 응답]
Q.
강연을 듣는 동안 생각을 개념화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한 언어적 역량이 미국인이나 인도네시아인과의 소통 과정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경험이나 훈련을 통해 그런 역량을 갖추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울산공대를 졸업했지만,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도 울산공대를 잘 몰랐습니다. 저는 충남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공부를 잘 해서 서울대 진학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학입학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당시에는 장례를 5일장으로 치렀습니다. 아버님 장례식이었으니 5일 내내 거의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시험 결과도 좋지 못해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낙심하고 있던 그때 저희 형님이 현대에서 지원하는 울산공대가 좋다며 추천을 하셨습니다. 형님은 울산공대에서도 커트라인이 제일 높은 기계공학과를 추천하셨고, 저는 형님의 말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하던 대학도 전공도 아니어서 대학 다니는 동안 성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기계공학과 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칠 만큼 전공에 몰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좋아하고 저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한 끝에 찾아낸 것이 음악이었습니다. 그길로 ‘톱니바퀴’라는 음악동아리에 들어갔습니다. 음악은 좋았지만, 동아리 생활이 순탄치는 않아서 6개월 넘게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정동에 있는 소주집에서 신세타령을 하다가 미국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음악만큼 좋아하는 것이 영어였던 저는 그 사람에게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친구였고, 그 친구와 지속적으로 만나면서 외국인 친구를 여럿 사귀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하는 데 재미를 붙이고 나서는 수업을 마치면 무조건 방어진에 가서 미국인들과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울산이 외국인이 많은 도시라는 것이 제게는 축복이었습니다. 4년 동안 그들과 대화하면서 학교에서는 배우지못한 실전 영어를 터득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인 친구들이 제 전공을 영문학으로 생각할 만큼 실력이 늘었습니다. 졸업 후 첫 직장인 신발회사에 입사한 것도 영어 덕분이었습니다. 공대 출신이었지만 영어를 잘했기 때문에 미국인과의 인터뷰를 거쳐 당당히 무역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저는 ‘글로벌화’가 울산대의 강점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적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대학생활을 통해서 저는 지금 이룬 성공의 기초를 쌓았습니다. 모든 학생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면 울산대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이고, 제 뒤를 이을 후배도 많이 배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미국의 유명한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가 제 멘토입니다. 15년 전부터 저는 오프라 윈프리를 통해 말을 잘 한다는 것은 말을 빨리 하거나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을 잘 하는 것이며, 표현을 잘 해야 메시지가 남는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그를 만나서 당신이 나의 멘토라고 말할 겁니다.

Q.
살아오시는 동안 가장 심하게 좌절했던 적은 언제이며, 좌절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눈이 작습니다. 저희 가족들은 모두 눈이 큰 편인데 저만 눈이 작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눈이 작은 것이 엄청난 좌절감의 원인이었습니다. 하루는 어머니에게 왜 저는 눈이 작으냐고 물었더니 어머님이 대답이 이랬습니다. “넌 주워온 아이다.” 어느 날은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맞추러 갔는데 눈이 작아서 렌즈가 안 들어간다고 맞추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눈이 작다는 콤플렉스 때문에 여학생만 보면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직장생활을 할 때쯤에야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외모가 제각각인 외국인들과 어울리면서 깨달았습니다. 멀리 보려면 눈을 찡그려야 하는데 나는 찡그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골프 칠 때도 눈을 찡그릴 필요가 없으니 얼마나 좋은가. 오래 걸리긴 했지만 사고의 전환으로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좌절감을 맛본 것은 달랑 300불을 들고 사업을 시작할 때였습니다. 미국인 회사에 다닐 때 대우가 좋아서 5년 만에 아파트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그 회사는 대우는 좋았지만 직원들에 대한 배려는 부족했습니다. 결국 회사를 떠나 사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파트를 팔면 사업자금도 충분해 보였습니다. 그때 마침 어떤 사람이 인도에서 사업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는 아파트를 팔아 마련한 돈을 모두 투자해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벌이던 사업은 이미 부도가 난 상태였고, 결국 저는 전 재산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지금의 사업을 시작하려 공항으로 향할 때 아내가 제게 건넨 돈이 300불이었습니다. 그때 느낀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사업을 하면서도 현지인들에게 몇 번 사기를 당해 크게 좌절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느낀 좌절감은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언젠가 방송에 나가 ‘큰 호랑이가 사냥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배고픈 호랑이가 사냥을 더 잘 한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강연할 때마다 ‘우리 배고픈 호랑이가 됩시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배가 고프면 창의적인 생각이 나옵니다. 저는 요즘도 배고픈 연습을 합니다. 지금 제 주머니에는 2만원밖에 없습니다. 집에서 신용카드를 자른 적도 여러 번입니다. 그것은 돈을 적게 쓰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지만 배고픔을 느끼기 위한 연습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러한 연습을 통해서 좌절을 이겨낼 수 있게 저를 단련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에 불이 난 적이 있습니다.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13시간의 불에 20년의 브랜드 역사가 날아갔습니다. 13시간 타는 불을 보면서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다 하더라도 재난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는 일도 마음이 아팠지만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직원들의 생계였습니다. 수천 명의 직원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될 신세였습니다. 저는 그때 ‘나를 죽이지 않을 정도의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는 영어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화재가 진압되자 맨 먼저 직원들을 불러 놓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죽었나요? 불은 탔지만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지금 일은 못하지만 우리 새로운 역사를 만듭시다. 새로 시작합시다.” 그래서 새로운 공장을 지었습니다. 화재를 겪고 저와 직원들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우리 청년들도 좌절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좌절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Q.
사업을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아이템 선정입니다. 회장님께서는 어떤 이유로 신발 제조업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아이템을 선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언해주시기 바랍니다.

A.
처음부터 사업에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여러 직종에 도전했습니다. 기자 시험에 응시하고 국정원에도 지원하고 외무고시에도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아내가 나이키 회사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확인해 보았더니 나이키가 아니라 나이키 신발을 만드는 공장이었습니다. 찾아가 인터뷰를 했더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채용이 되었다고 연락이 와서 신발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아이템 선정은 중요합니다. 아이템을 선정할 때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다보면 수많은 판단과 선택의 순간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런 때마다 저는 다섯 가지 사항을 고려합니다. 첫 번째는 가치(value)입니다. 이 일이 돈이 되느냐가 아니라 돈 말고도 이 일이 어떤 가치를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역량(competence)입니다. 내가 남들보다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이미 잘 되고 있는 아이템을 따라 갈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 남들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열정(passion)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이 자발적으로 열정을 쏟을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즐거움(fun)입니다. 이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저는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현명하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미있게 일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일이든 재미있게 하면 자동으로 오래 하게 됩니다. 다섯 번째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입니다. 일시적으로만 잘 되는 일보다는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합니다.
매번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저는 방금 이야기한 다섯 가지 사항을 고려합니다. 이번에 새로 공장을 건설하는 것도 가치가 있기 때문에 결정한 일입니다. 저는 이번 공장 신축을 통해서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습니다. ‘신발회사’가 아니라 ‘신발공장’이라는 세간의 인식을 불식시키고 싶습니다. 저희 팀은 역량도 충분합니다. 에어컨이 없는 공장을 짓겠다는 열정도 있습니다. 우리가 즐겁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저는 매번 다섯 가지 사항을 고려해 자기진단을 합니다. 각 사항별로 점수를 매기고 종합적으로 80점이 안 되면 점수가 오를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런 시스템을 갖추면 임원들이 결정을 내리기가 수월해집니다. 결정을 내리는 시간도 단축됩니다. 이렇듯 아이템이 무엇인가보다는 그 아이템을 어떻게 선정했는가 하는 방법이 더 중요합니다.

Q.
회장님이 성공을 이룬 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 사례를 더 듣고 싶습니다.
A.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와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1시간쯤 늦었더니 그 사람들이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는데도 화를 풀지 않고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인터뷰 장소를 나가려던 순간에 그 사람들 중의 하나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회장님은 사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주저 없이 “사업은 사람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그들은 인터뷰를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사업은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잘해주면 결국 버림을 받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해주기만 하면 버릇이 없어지고 기어오르려 한다는 말도 합니다. 그러나 다 주면 괜찮습니다. 덜 주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깁니다. 저는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라
는 논리를 깬 사람입니다. 저희 회사는 병원을 운영합니다. 환자 수가 7만 명인데 모두 무료입니다. 한국에 저희와 같은 대기업

구내식당을 찾아 종업원들을 격려하고 있는 송창근 회장
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많은 환자를 무료로 치료해주면 회
사가 망할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흑자가 더 많이 나고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착하게 사는 것
은 손해 보는 것처럼 보입니다. 너무 착하면 무시당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닙니다. 착하게 살면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옆에서 봅니다. 저는 제가 묵었던 호텔에서 나올 때마다 팁과 함께 제가 신었던 신발도 놓고 나옵니다. 청소하시는 분께 드린다는 메모도 남겨 놓습니다. 제 방을 청소하시는 분은 제 선물에 기분이 좋아질 겁니다. 저도 물론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 조그만 선행이 착한 사람을 늘어나게 하고, 착한 삶이 늘어날수록 저한테는 다 복이 됩니다.
종업원들이 더 달라고 하는 이유는 조금만 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 가져가라고 하면 더 가져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울음을 터뜨립니다. 저는 그것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경영이라고 생각합니다. 18년 전에 스탠포드 대학에서 조직의 논리에 대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22%의 구성원은 충성도가 높다고 합니다. 나머지 78%의 구성원은 대충대충 출퇴근만 할 뿐이고, 그 중에서 20%는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저는 20%와 80%를 거꾸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회사는 엄청나게 성장할 것입니다. 직원은 내 사람이고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런 생각 끝에 만들어낸 것이 ‘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가 아닌 ‘기브 앤 기브(give and give)’라는 경영철학입니다.

Q.
회장님 말씀을 들으니 ‘9:1의 역설’이 떠올랐습니다. 열 중에 아홉을 주더라도 마지막 하나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는 이야기입니다. 받는 사람은 마지막 하나를 받지 못해 서운해하고, 준 사람은 아홉을 주고도 배신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열 모두를 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회장님이 말한 ‘기브 앤 기브(give and give)’의 의미라고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A.
맞습니다. 그런데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브 앤 기브(give and give)’에서 주어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마음을 주지 않고 돈을 주는 것은 뇌물입니다. 반면 마음을 주다보면 돈도 따라가는 법입니다. 회사의 초창기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이발소와 미용실을 만들었습니다. 27년째 이어지고 있는 이발소와 미용실을 만든 것은 종업원들에게 잘해주고 싶은 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돈을 더 주면 좋겠지만 그럴 형편은 안 되니 그렇게라도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이발소를 만들어 제가 첫 번째로 머리를 깎았습니다. 회사가 만든 병원에서도 첫 번째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종업원들은 자신들과 같은 진료를 받는 저를 보면서 그들을 생각하는 제 마음을 느꼈을 것입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다 줄 수 있습니다. 저는 20여 전 전부터 휴먼 터치 매니지먼트(human touch management), 즉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경영이라는 말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휴먼 터치 매니지먼트에서 중요한 것으로 세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말입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맨 먼저 말로 인사를 합니다. 말로 인사를 하고 나면 손을 내밀어 악수합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 손입니다. 세 번째가 얼굴입니다. 그 사람을 대하는 표정이 중요합니다. 말, 손, 얼굴 세 가지만 잘 관리해도 인간관리에 성공합니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바라는 것은 돈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는 악수에는 도사입니다. 일 년에 수백 만 번 악수를 합니다. 악수할 때 한 손만 가볍게 맞잡고 지나가 버리면 제대로 된 터치가 이루어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호의어린 눈길을 보내면서 오른손을 먼저 내밀어 상대의 손을 맞잡습니다. 그리고 맞잡은 상대의 손에 제 왼손을 포갭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터치가 이루어집니다. 칭찬할 때도 한 손 엄지손가락만을 치켜드는 것이 아니라 양손 엄지를 치켜세우고 ‘최고야’라고 말합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할 때도 두 손을 무릎에 대서 상대방을 대하는 정중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렇듯 말과 손과 얼굴을 잘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신뢰를 얻고 성공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인간관계가 원활해지기 때문입니다. 주면 됩니다. 마음을 주면 됩니다. 마음을 주면 돈이 좀 덜 가도 괜찮습니다. 마음을 주면 다 하게 되어 있습니다.

Q.
‘기브 앤 기브’ 경영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그러한 경영 철학을 오랫동안 계속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A.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300불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목차

목 차 01 ‘Give and Take’가 아니라
‘Give and Give, and Forget’이다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7

02 ‘흙수저’에서 CEO가 되기까지
손교덕 전 BNK경남은행장 31

03 연세대 ‘제3창학’을 이끌다
정갑영 전 연세대학교 총장 55

04 인문학적 성찰로 신화를 창조하다
손주은 메가스터디(주) 대표이사 85

05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 성공이다
박봉준 구암문구 대표 113

06 변화에 대한 열망과 긍정의 힘
이기광 전 울산지방법원장 139

07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
박기출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장 163

08 세계최고의 팀을 이끄는 열정과 자부심
이승규 아산의료원장 187

09 꾸준히 쌓는 신뢰가 조직발전의 힘
이치윤 (주)덕양 회장 209

10 신뢰와 현장을 중시하는 골키퍼 리더십
남준우 삼성중공업(주) 사장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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