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아버지 몰리에르의 미번역 작품 최초 번역 출간!
이처럼 희극 성인의 반열에 올라 문학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몰리에르지만 그의 삶은 자세한 기록으로 남겨진 것이 없어 여전히 수많은 비밀 속에 가려져 있다. 인간 몰리에르를 그대로 재현해내는 것은 오늘날 불가능에 가까우나, 우리는 그가 남긴 작품 자체를 통해 몰리에르를 상상할 수 있다. 그는 당시 구체제의 권력층이었던 종교 와 귀족의 폐단을 풍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으며, 고위 계층의 상당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 같은 정신은 그의 작품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오늘날까지도 그 기개를 잃지 않고 있다.
디다스칼리는 2022년 몰리에르 탄생 400주년과 2023년 서거 350주년으로 이어지는 ‚몰리에르 연년„을 기념 하며 「성가신 사람들」과 「엘리드 공주」의 프랑스어 원전을 한국어로 처음 완역하여 출간한다. 17세기 프랑스 왕국 의 두 권력축이었던 루이 14세와 검찰총장 푸케의 의뢰로 만들어진 두 작품은 새로운 예술을 추구하는 몰리에르 의 예술가적 자질을 엿볼 수 있는 한편, 당시 프랑스 왕국 내 정치 권력의 지형을 엿보는 연극이라는 점에서 프랑스 고전 희곡 독서에 생소한 국내의 독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줄거리
신이시여, 제가 무슨 팔자를 타고났길래 성가신 사람들에게 허구한 날 시달려야 하나요!
파리 검찰총장이자 왕국의 재무대신이었던 니콜라 푸케의 사치스러운 파티에 쓰일 작품으로 1661년에 제작된 「성가신 사람들」은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귀족 에라스트와 그를 방해하는 각양각색의 방해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막 사이에 삽입된 발레 장면들은 왕의 권능을 넘보던 푸케의 욕망을 반영하듯 귀족적인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새로운 예술인 ‚발레희극„의 서막을 알린다.
장교로 은퇴한 뒤 궁정 인사 생활을 보내는 에라스트 후작은 자신의 연인 오르피즈와의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나 오르피즈의 삼촌 다미스는 둘의 사랑을 반대한다. 오르피즈를 만나기로 한 약속 날, 에라스트는 자신에게 다가와 사사건건 방해를 일삼는 성가신 사람들을 연달아 마주한다. 극장에서 예의 없이 소란을 벌이고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는 어느 귀족, 누구의 말이 옳은지 판단해달라는 두 여자, 물어보지도 않은 무용담을 늘어놓는 귀족, 자신의 상소를 국왕께 직접 전해달라고 부탁하는 현학자…… 끝없이 괴롭히는 방해꾼들에게서 벗어나 에라스트는 약속시간에 맞춰 오르피즈를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을 향한 다미스의 불신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 을 완성할 수 있을까?
지금은 여자들의 노예인 척하지만,
나중에는 여자들의 주인이 되려고 하는 그런 남자들에게 제 자신을 의지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엘리드 공주」는 루이 14세가 사냥 별장이었던 베르사유 성을 궁전으로 개축한 것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위해 1664년에 만들어졌다. 사흘 밤낮으로 진행된 대축제의 2일차 저녁에 베르사유의 거대한 정원을 배경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 모든 관람객들이 입을 모아 찬탄해 마지않았다.
도시국가 엘리드의 공주는 훌륭한 미모와 예술적 재능으로 주변국 왕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공주의 마음을 우승 상품으로 내건 마차 경주 시합이 개최되자, 온 나라의 왕자들은 공주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시합에 참가한다. 이타크의 왕자 유리알 역시 시합에 가하여 공주와의 사랑을 꿈꾼다. 문제는 공주가 사랑을 끔찍이 증오하는 철저한 비혼주의자에 남자는커녕 사냥에만 관심 있는 여장부라는 것! 뻔한 방식으로는 공주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 같자, 모든 사람들과 공주 앞에서 유리알은 다른 왕자들과 달리 공주의 마음 따위에는 관심이 없고 시합의 승리만 원한다며 폭탄선언을 던진다. 처음 보는 당돌한 모습에 오기가 발동한 공주, 과연 둘은 ‚환장 의 짝꿍„에서 ‚환상의 짝꿍„이 될 수 있을까?
추천사
프랑스어가 몰리에르의 언어라고 불리는 까닭은 그 어떤 작가도 우리 프랑스인의 정신을 이처럼 잘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제 25 대 대통령)
몰리에르는 천재적인 인물이다. - 빅토르 위고 (시인, 소설가, 극작가)
몰리에르는 그가 마주한 모든 것들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그려내었다. - 스탕달 (소설가)
몰리에르는 프랑스적 정신의 화신이며, 그의 연극에서는 낡은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의 재치는 여전히 남아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가치들을 풍자하기 때문이다. - 조르주 포레스티에 (파리 소르본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