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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하염없는

하염없이 하염없는

  • 강연호
  • |
  • 시인의 일요일
  • |
  • 2023-12-22 출간
  • |
  • 184페이지
  • |
  • 140 X 200mm
  • |
  • ISBN 979119273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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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쓸쓸하고 다정했으나 이젠 다정하고 쓸쓸한,
그 마음의 풍경 속으로 초대합니다

천생 슬픔을 타고난 시인이 있다. 지독한 외로움에 허방을 짚으며 청춘의 한 시절을 건너온 시인은 11년 만에 세상에 내미는 다섯 번째 시집에서 한층 더 깊어진 목소리로 노래한다. 번잡한 세상에서 몇 걸음 물러나 스스로를 소외시킨 것처럼 보이는 강연호 시의 주체는 한층 더 깊어진 외로움과 쓸쓸함을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를 읽으며 이십 대 청춘을 보낸 나로서는 엄살은 줄고 시선은 너그럽고 웅숭깊어진 이번 시집 수록 시들을 읽으며 함께 나이 들어가며 여전히 공유하는 감각을 지닌 시인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위로받았다.
“한때는 무엇인가에 미쳤던 적도 있었”고 “가슴이 뜨거웠던 적도 있었”으며 “사랑을 잃고 운 적도 있었”던 “고독한 아이”는 “한때는 질문으로 세상을 밝힌 적도 있었”지만 이제 “그는 잘못 간직하여 그를 잃은 자”가 되었다. 하염없이 흐르는 세월 앞에서 그도 속수무책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서” “침묵은 깊었으나” “여전히 캄캄한 세상은 이제” “질문하는” 이가 없어서 “질문으로 남았다”(「고독한 아이」). 고독도 아이도 사라진 곳에 잘못 간직하여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쓸쓸한 자각이 뒤늦게 온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가야 하는 상갓집을 다녀오는 길”에 “보란 듯이 서로 싸우는 유족들을 만나고” 와도 “남의 집안 문제는 관여할 바가 아니어서/다들 묵묵히 문상을 하고 조의봉투를 내밀고/육개장을 먹고 돌아들” 가는 쓸쓸한 일상을 사는 일이다. 조문 후에 노래방에 가서 “전인권의 노래를 따라 부르”다가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노랫말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그냥 잘못 부르기로” 하는 시의 주체는 “젊어서 외로웠지만, 세상에 혼자였지만/그래서 버둥거릴 수 있었”음을 안다. “이제 일도 있고/돈도 있고 마누라와 자식도 있고/술친구도 있”지만 “견딜 만한 외로움을 잃어버”(「외로움을 잃어버렸죠」)린 나이가 되었음을 그는 고백한다.

강연호의 이전 시집이 외로움과 쓸쓸함의 정서에 기대고 있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외로움과 쓸쓸함의 정서를 그리면서도 그것에 강해 보인다는 힘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기억의 부력은 놀라워서 언제든 기어이” 과거의 정서가 떠오르지만 “꽃말처럼 흩어지는 신파를 거두며/찻물이 끓는 동안 입술이 식혀야 할 이름이 있다”고 시의 주체는 말한다. 이제 신파를 거두고 뜨거운 감정을 식혀야 할 시간임을 강연호의 시는 알고 있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이 이전과 달리 “외로워서 강해 보”이고 “혼자 노래하는 사람”이 “쓸쓸해서 강해 보”이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때 혼자 밥을 먹고 노래하고 하는 행위는 무리에 휩쓸려 다니는 삶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행위이자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홀로’의 감각에 가깝다. 무리에 휩쓸려 다니는 삶의 방식은 어찌 보면 바깥에서 존재를 증명받고 싶은 일종의 인정 투쟁에 가까운 행위로 볼 수 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무리에서 빠져나와 혼자 밥을 먹고 노래하는 것은 생활인으로서의 삶과 시를 쓰는 삶을 바깥의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겠다는 주체의 선언으로도 볼 수 있다. 시집의 첫 시로 이 시가 실려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리’라는 공동체가 도대체 가능하기는 한 건지 회의를 품으면서도 강연호 시의 주체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못한다. 달리 희망을 걸 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취약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공동체의 가능성은 열릴 것이다. 그것은 경청의 감각을 타자에게로 확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추위가 꽃을 피”우고 “위협받을 때/생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봄에 피는 꽃”을 보며 강연호 시의 주체는 깨닫는다. “이제 봄인가/잠깐 나왔다가/미처 들어가지 못한/꽃눈이 피어/꽃이 되는 꽃”이 “봄에 피는 꽃”이라고 한다. “내가 못 살아/내가 왜 못 살아/미련해서 미련을 못 버리는/갈증이 꽃을 피”우듯 강연호의 시도 혼자의 시간을 지나 제각기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목차

1부
혼자 밥 먹는 사람은 / 포옹 / 물고기 발자국 / 자필 이력서 쓰는 밤 / 당신의 문체
/ 싱크홀 1 / 연밥을 입에 물어 마음을 달래다 / 수제비 뜨는 저녁 / 후드득 흐드득
/ 숨은 신 / 등신불 / 풍선아트 / 알리바이 / 인간적 / 돌탑 / 봄꽃의 선후 / 단풍지도
/ 저녁 깊은 밤

2부
내 입술의 모든 말 / 고독한 아이 / 퍼스트 펭귄 / 말뼈 원가 판매 / 당신의 좀비 / 비문증
/ 대관람차 / 신들의 전쟁 / 우리가 지구를 떠날 때 / 간판 / 향수 / 외로움을 잃어버렸죠
/공공의 적 / 잉크가 묻은 손가락 / 여반장 / 과거가 있다 / 벽화 / 처음에는 다 선의였으나

3부
얼굴 / 불우 / 하염없이 하염없는 / 오늘이 가면 / 책의 취향 / 지나간 연애 / 접촉사고
/ 놀이터 1 / 놀이터 2 / 백 년쯤 전에 당신은 / 첫눈 / 관계의 내연 / 나머지 / 하마르티아
/ 아웃도어 / 건강이 제일이지 / 중년 / 커튼

4부
스토리텔링 / 연금술 / 가족 / 파과 / 호랑이 / 늙은 아이 / 늦둥이 / 텃밭 / 예의 / 스마트워치
/ 유실물센터 / 사랑의 배신 / 싱크홀 2 / 구석 / 냉장고 / 오후의 손톱 / 이모티콘
/ 이 종이 다발의 한 낱장으로

해설
‘홀로’와 경청의 감각 | 이경수(문학평론가 ·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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