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감행할 용기가 내게 있을까?
만약 해낸다면 내가 더 용감한 사람이 되는 걸까?”
- 보편적인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다룬 특별한 모험기
열네 살이 된 메리는 이제 차차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급하다.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은 여전하지만,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과정을 착실히 밟고 있는 낸시나 결혼해 가정을 꾸릴 예정인 친구를 보면 어쩐지 자신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던 중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를 가르치는 가정교사 자리를 제안받는다. 메리는 그곳에서 무엇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그 ‘불확실함’이 주는 설렘과 긴장을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 보기로 한다.
보스턴에 도착해 메리가 맞닥뜨린 상황은 상상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메리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고, 실패할까 봐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자신의 선택이 옳은지 의심하며 혼란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조급함과 불안, 방황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경험이다.
《너의 목소리를 보여 줘 2》는 실패와 고난의 순간들이 자양분이 되어 주기도 한다는 것, 또 타인의 도움에 열려 있을수록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스스로 실패했다고 여겼던 순간들도 되돌아보면 나아가는 단계였다는 사실을 메리의 모험을 통해 보여 준다.
또한 메리의 이 여정은 3년 전 끔찍한 납치 사건이 남긴 트라우마에서 점차 벗어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때의 경험은 역설적으로 비어트리스의 처지를 더 깊이 이해하고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고, 비어트리스를 구하고자 여러 차례 용기를 낸 메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안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 섬은 이제 나를 붙잡아 두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메리는 이제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활짝 열린 마음을 얻었다.
코로나19로 학업 공백을 겪은 농인 및 청각장애 청소년을 위해
농인 작가가 집필한 연작 소설
농인 당사자인 저자는 이 책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견뎌 낸 농인 및 청각장애 청소년에게 바쳤다. 15년 가까이 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 전담 사서로 일하며 청각장애인 및 난청인 청소년을 지원해 온 저자는 코로나19로 이들이 점차 고립되고 학업 공백을 겪는 것을 지켜봤다.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으로 사람들의 표정과 입술 움직임을 볼 수 없고, 통역이나 자막 없이 온라인 과제를 받았던, 가족 중 수어를 쓰는 사람이 자기 혼자였던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자기 언어를 빼앗기고 감금된 비어트리스의 모습은 코로나19 이후 농인 및 청각장애 청소년들이 처한 상황의 은유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인터뷰에서 “청각장애가 있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청각장애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세상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역사 속에 정말 있었던 세상을요! 또한 저는 비장애중심주의(ableism)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다. “태어날 때부터 청각이 없어서 수어로 소통하는 메리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메리가 다르다는 이유로 세상이 메리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걸까?”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에 관한 논의가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 책은 장애인이 평등하게 소통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요청하며 무엇이 모두를 위한 ‘뉴노멀’일지를 묻는다. 아울러 현실의 제약으로 인해 움츠러든,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불안에 시달리는 청소년에게 우정과 연대의 힘을 일깨우고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