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앞에 떨어진 ‘문제’에 대하여
하늘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떨어진다면? 그 물체가 크기도 엄청나고, 무거워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면? 나비 마을에 갑자기 떨어진 물체는 곧바로 ‘문제’가 되어 마을 주민들을 삽시간에 혼란에 빠트린다. 군인은 당장 큰 물체를 폭파해야 한다고 외치고, 철학가는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내야 한다며 열띤 토론을 하고, 누군가는 사람들을 선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했던 커다란 물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마을 주민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것이 문제였다는 것조차 잊는다.
글 작가 다비드 칼리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곤충 세계에 적용해 이야기로 풀어냈다. 자신의 입맛대로 문제를 해석하는 편협된 시선과 군중에 쉽게 휩쓸리는 모습 등을 꼬집으며 ‘결국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게 아닐까?’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다.
그럼에도 문제의 해결은 바로 우리 안에!
가장 작은 존재, 어린이가 보여 주는 순수한 마음과 용기
모두가 커다란 문제 앞에서 주저하고 있을 때, 한 아이가 과감하게 손가락을 뻗어 ‘쿡’하고 만진 뒤 입으로 ‘쏙’ 맛보곤 ‘망고다!’라고 외친다.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언제 소란을 떨었냐는 듯 서둘러 맛을 본다. 그리고 어느새 온 마을을 혼란에 빠뜨렸던 커다란 물체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달콤한 문제』는 나비 세계를 위협했던 커다란 망고도 조금씩 나누면 작은 조각이 되고, 낯선 물체에 대한 선입견 또한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럼 모두에게 혼란을 가져다 준 ‘문제’를 해결한 주체는 누구였을까? 이 작품은 해결의 주체를 어린이로 삼았기에 더욱 특별하다. 사물의 본질을 그대로 바라보고 커다란 문제를 향해 손을 뻗는 아이의 모습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삶의 문제에 반응하는 방법 등을 되짚어 보게 된다. 동시에 나비 세계에서 가장 작은 존재라고 여겨졌던 아이가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쉽게 푸는 과정은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두려움을 이기는 순수한 마음과 용기가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마술사 다비드 칼리가 들려주는 새로운 우화 속으로
매 작품마다 신선한 발상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다비드 칼리. 그는 풍부한 상상력과 재치 있는 글로 이야기의 마술사라 불리며 독자들을 사로 잡는다.
『완두』에서는 몸집은 작지만 씩씩한 주인공 완두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과 용기를 전하고, 『그림자의 섬』에서는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생명 존중과 공존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한 편의 우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인간들의 군중심리와 선입견에 대해 밀도 있게 다뤘다. 여기에 『어쩌다 여왕님』, 『나도 가족일까?』에서 다비드 칼리와 호흡을 맞춰 온 그림 작가 마르코 소마가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함께한다. 커다란 판형에 빈티지 화풍을 더해 한층 더 우화 같은 느낌을 주어 옛이야기를 읽듯이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