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급은 주류, B급은 비주류?
세상의 B급에게 내미는 따스한 손
우리는 흔히 정품보다 못하거나 아류 혹은 이름 없는 예술에 B급이라 등급을 매긴다. 하지만 예술에 급을 매겨 줄을 세우는 것은 좀 아니다. 그래서 나는 그냥 B라 하겠다. 그런데 B의 삶을 쓰려니 약간 비참한 생각이 든다. 열패감에 허우적대야만 한다. 그러다 위안을 얻은 것이 B의 마음이다. 약하고 외롭고 소외된 이의 편에 서는 것이 B다. B의 정서는 비록 성공하지 못했어도 따뜻한 품성으로 서로 이해하며 사는 마음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우울한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_「들어가며」에서
흔히 말하는 A급과 B급은 어떤 기준으로 분류한 것일까. 사회 구성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류의 B급은 어쩌다 비주류로 불리게 되었을까. 주류가 아닌 비주류는 열패감을 안고 살아야 할까. B급에도 예술과 삶이 있고 B급은 B급만이 누릴 수 있는 색깔의 행복이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성공하지 못했어도 따뜻한 품성으로 서로 이해하며 사는 B급 정서에서 위안을 얻었다. B급 정서는 이상의 세계를 꿈꾼다. 일종의 자기 최면이 필요한 일이지만 이루지 못한 꿈은 동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저자는 각자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예술이므로 등급을 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시세계의 B급,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무명 시인은 스스로 만족하며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내 상황을 즐길 수 있으면 그것이 행복이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시를 읽으며 위안을 얻고 시를 쓰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이 시를 쓰는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편애라는 말은 부정적인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소외받는 대상에게는 편애가 필요하다. 그것은 우표나 시나 처지가 비슷하다. 시 역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일이지 않은가. 오늘 밤 시를 쓰고 우리의 시간을 기념할 기념우표 한 장 붙여 너에게 편지로 보내야지.
_「우표 편애」에서
무명 시인, 향토 시인
누구나 B급이 아닌 A급을 꿈꾸지만 현실에서는 녹록지 않다. 하지만 B급으로 살면 어떠랴. B급은 나쁜 것이 아니다. 한계를 인정할 때 각자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일부 생각의 차이로 달라질 수 있다. 빛을 발하지 못한 무명 시인. 저자는 그 무명 시인의 시를 읽는 단 한 명을 위해, 아니 설령 없다고 해도 시가 좋아 시를 쓴다. 그렇게 나이가 지긋하게 들 때까지 무던히 시를 쓰다보면 누군가 저자를 향토 시인이라 불러주리라.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저자는 제주를 노래하며 오늘도, 내일도 시를 쓴다.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파이팅!
‘날마다’ 시리즈는 날마다 같은 듯 같지 않은 우리네 삶을 담습니다.
날마다 하는 생각, 행동, 습관, 일, 다니는 길, 직장……
지금의 나는 수많은 날마다가 모여 이루어진 자신입니다.
날마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를 응원하는 시리즈, 날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