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육자 출신 정치인 박경미,
정치에 활력과 상상력을 불어넣다!
수학과 정치는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수학과 정치는 평행선을 달리며 교점이 없어 보인다. 수학에는 공식이 있지만 정치에는 상황을 풀어나가는 범용 공식이 없고, 해결 방법이 있더라도 매번 다르다. 그러나 수학교육자 출신 정치인 박경미는 수학과 정치의 본질이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수학 연구가 명백한 사실에서 출발해 벽돌을 쌓듯 연역적으로 논증을 하듯 정치 역시 약속을 주춧돌로 삼고 타당한 근거에 기초해서 현실을 추론하며 하나씩 법안을 쌓아나가기 때문이다. 또한 수학과 정치는 상상력이라는 점에서도 공통분모가 있다. 흔히 정치는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하는데, 수학 연구 역시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제목 《정치비타민》은 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 되겠다는 바람을 담고 있으며, 저자가 교수 시절 펴낸 교양서 《수학비타민》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저자의 역할이 《수학비타민》에서 《정치비타민》으로 바뀐 건 대학에서 국회로 옮겨 가면서부터다.
2016년 여성 과학자들과 함께 비례대표 1번으로 정치에 입문한 저자는 첫 1년은 야당 국회의원으로 탄핵 국면을 거치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고, 그 후 3년은 여당 국회의원으로 문재인 정부와 함께했다. 2020년부터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대변인으로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추진하고 대언론·대국민 소통의 최전선에 섰다. 그리고 정권교체 이후 1년은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현 정권의 문재인 정부 지우기와 대한민국의 퇴행을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최근 반년 동안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교육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책의 1부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의 뒷이야기와 소회를 담았다. 사진을 찍을 때 프레임을 잡고 그 안에 인물과 풍광을 담아내는 것처럼, 청와대 교육비서관과 대변인으로 내 생각과 느낌의 프레임에서 대통령과 당시의 상황을 사진에 담듯 정리했다. 2부는 저자의 이력이 고등학교 교사, 대학 교수,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청와대 교육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이어져 온 만큼, 이를 관통하는 ‘교육’에 대한 생각을 함께 풀어냈다. 〈부록〉에서는 수학의 관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失政을 분석했다. 인간은 자신의 전공이나 일해온 분야에서 통용되는 인식의 틀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데, 수학교육자 출신의 저자가 수학적 관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내용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철저한 현실의 추론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기에 현실 정치에도 창의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지닌 수학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해 정치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고자 하는 저자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