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포엣 시리즈 34권 장석원 시인의 『이별 후의 이별』
다시 또 한 번 혁명과 사랑으로부터 출발하는 노래
음악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는 시인 장석원의 여섯 번째 시집 『이별 후의 이별』이 K-포엣 시리즈 34권으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2002년 《대한매일》(현 서울신문)로 등단하여 『아나키스트』 『태양의 연대기』 『역진화의 시작』 『리듬』 『유루 무루』 등의 시집과 『우리 결코, 음악이 되자』 『미스틱』 등 음악에 관한 산문집을 펴냈으며 ‘현대시학’ 작품상, 통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가 쓴 글에서는 시와 산문을 막론하고 늘 음악에 대한 애호가 진하게 느껴진다. 이번 시집 『이별 후의 이별』에서도 무한히 재생되는 듯한 그의 시적 리듬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시집의 수록작 중 일부는 영문으로도 번역되어 『Parting After Parting』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다.
“부정(유정)에서 긍정(무정)으로 전환하는 것, 이별 후의 이별.”_시인 에세이 중에서
“그는 넘어지고 부서지고 파괴되었더라도 결과적으로 한 번도 자신의 기원인 ‘혁명과 사랑’을 버린 적이 없다. 내가 장석원의 시를 사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_박상수 시인
장석원의 시는 때로 유머러스하다. 그가 쓴 단어들에는 음악이 깃들어 있고 그래서 활달한 리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의 전작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자유간접화법, 음악적 콜라주, 이미지의 파격적인 흩날림, 비약적인 리듬감”(이찬)을 통해 “어릿광대의 탈을 쓴 아이러니스트”(박상수)의 면모를 드러내 보인다. 시인이 자신의 언어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이 세계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마음껏 찬양하는 일일 테지만 도처에 가득한 슬픔과 부정한 일들 때문에 도무지 그럴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노래에는 늘 비애가 녹아 있다. 한바탕 펼쳐지고 끝날 흥겨운 무도를 위한 음악처럼 보일 때에도 그 바탕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자들이라면 공유할 수밖에 없는 음울과 상실이 깃들어 있다.
그가 온몸으로 겪어내는 이별은 언제나 뼈아프고 때로는 도저히 회복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그는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와 이별하는 일을 그리면서 실제로 뼈가 부러지고 부서지고 탈골되고 발골되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표현하기도 한다.
온몸이 바스러지도록 뼈아픈 이별을 겪더라도, 배신당하고 좌절하더라도, 장석원 시인은 이 세계를 부정하는 일에서 멈추지는 않는다.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하지는 않지만 우리의 부러진 자리를 돌아보게 한다. 앞으로 어떠한 말 한 마디를 더 써 내려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한다.
혼자 남겨져
끊어질 때까지
걷는다
문드러질 때까지
_「우리가 다시 만날 날」 중에서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K-픽션〉 시리즈를 잇는
해외진출 세계문학 시리즈, 〈K-포엣〉
아시아 출판사는 2012년에 기획부터 출간까지 7년이 넘는 시간을 들인 근현대 대표 작가 총망라한 최초의 한영대역선집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과 2014년에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K-픽션〉 시리즈를 출간하며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안도현, 백석, 허수경을 시작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의 시편을 모아 영문으로도 번역하여 출간하고 있다. 영문 시집은 해외 온라인 서점 등에서도 판매되며 한국시에 관심을 갖는 해외 독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