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부 금상 수상작 「밤에」(박시연)는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행위와 이 기도의 행위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변화를 얼음과 돌로 형상화한 수작이다. 소재들의 연결이 매우 자연스러우며, 이 소재들이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과 소망의 물화(物化)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성숙하고 뛰어난 시적 인식과 표현을 보여 주었다. 예심 작품들을 포함한 박시연의 시는 과장이나 무리한 수사 없이도 삶의 페이소스와 인간의 내면에 자라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할 시 세계가 매우 기대된다.
고등부 금상 수상자 최지우는 「환상의 여름」에서, 캠프에서 지낸 뜨거운 여름과 주변의 숲을 떠올리듯, 한여름의 감상을 주어진 시제를 통해 감각적이고 상상적인 화자의 작은 모험으로 효과적으로 그려 냈다. 최지우 학생은 손과 돌과 꽃을 주재료로 사용했지만, 시의 말미에서 “쥐고 있던 여름이 녹아내리는 것 같고”라는 구절의 ‘여름’으로 발음의 유사성을 이용해 또 다른 시제인 ‘얼음’을 환기함으로써 즐거운 놀라움을 주었다.
─시 부문 심사위원 이병일ㆍ장철문ㆍ정한아
중등부 금상 수상자 성연아의 백일장 작품은 ‘타비 사태’ 생존자의 이야기다. 언니를 따라간 예절 캠프에 괴물 타비들이 급습했고, 언니, 나 그리고 다른 한 명, 이렇게 세 사람이 살아남는다. 이 작품에 다른 생존자 한 명이 없었더라면 타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을 텐데, 성연아는 시선을 옆 사람들로 돌려 작품의 의미를 높였다. 친구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미 정해진 걸 받아들이기 싫다는 ‘나’의 캐릭터나 재치 있는 문장들, 타비들의 급습 후 ‘전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는 진술로 이야기의 흐름을 바꾸는 소설적 기술까지 글쓴이의 개성이 충분히 드러나 있다.
고등부 금상 수상자 장재희의 소설의 주인공은 좋아하는 유튜버에게 악성 댓글을 단 적이 있으며 언젠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이 글의 키워드는 시대와도 연결된 악성 댓글, 예절, 유튜버, 꿈, 용서로 보인다. 예절 캠프에 참가한 ‘내’가 이 예절 캠프의 2등 수상자 선물인 삼각대를 가지고 앞으로 어떤 영상을 찍을지, 자신을 향한 악성 댓글에는 어떤 대응을 할지 소설이 끝나도 궁금해진다. 장재희는 소설이 나 외에 타인들과 사회를 포함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소설의 잘 알려진 진실과 그 의미를 보여 주기 위한 디테일의 사용 방법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자신의 이야기 속에 타인과 시대를 잊지 않는 올해 수상자들의 다음 작품을 어디선가 다시 읽게 되길 바란다.
─소설 부문 심사위원 박서련ㆍ방현석ㆍ정용준ㆍ조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