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동문학의 형성
중국 아동문학의 맹아는 아동 신문 및 잡지의 출현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이는 선교사들이 선교를 위해 발간한 신문이 그 시작이었다. 최초의 현대식 어린이 신문인 『소해월보(小孩月報)』는 서양 선교사들이 창간한 월간 잡지였으며, 아동문학 작품을 중시하면서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형식을 채택했다. 이 특징은 중국 아동 간행물의 기본 형태가 되어 그 영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후 중국인이 발행한 최초의 어린이 신문 『몽학보(蒙學報)』를 비롯하여 근대적인 아동 전문잡지인 『아동세계(兒童世界)』와 『어린이(小朋友)』도 창간되었다.
초창기 아동문학은 당시의 유력한 지식인들이 주도했으며, 이들은 전적으로 아동문학에 종사하지 않았다. 당시 중국 문단에서 지명도가 높았던 루쉰(魯迅)과 저우쭤런(周作人), 마오둔(茅盾) 등이 아동문학의 이론을 세우고 번역에도 힘을 쏟았다. 초기에는 안데르센을 비롯한 해외의 우수한 작품을 소개하는 번역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예성타오(葉聖陶)의 동화집 『허수아비(稻草人)』(1923), 위핑보(兪平伯)의 시집 『추억(憶)』(1925), 편지 형식으로 이루어진 빙신(氷心)의 산문집 『어린 친구들에게(寄小讀者)』(1923) 등의 창작 작품이 등장했다.
중국 아동문학의 특성과 전망
중국 아동문학은 형성기를 제외하고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 주조를 이루었다. 이는 중국의 역사적, 사회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으로 1930년대 좌익 작가연합의 결성과 마르크스 이론 및 혁명문학의 대두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아동문학은 소련 아동문학이 추구한 이론과 작품의 주제와 제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즉 형성기의 우화, 상상이 동원된 동화 등은 배척하고 프롤레타리아 아동의 형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문화대혁명 시기까지 이어졌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중국 아동문학은 독자성이나 자율성이 거의 없이 정부의 지시와 문예정책이 주도하는 대로 이끌려 갔다. 1950년대에서 1970년대의 중국 문학은 바로 ‘연안 문예 강화(延安文藝講話)’의 원칙 아래 창작이 이루어졌다. 이 시기의 문학은 일종의 ‘사상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문학은 정치의 하위 단계에 속해있으며 문학 자체의 자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표에 따라야 했다. 이때의 문학은 어떠한 상업적 상품이나 경제와는 관계없는 일종의 ‘정신적인 상품’이었다. 특히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아동문학이 혁명 전사를 양성하는 도구로 전락하여, 대부분의 문예물은 공산당과 마오쩌둥(毛澤東) 찬양 일색으로 도배되었다.
문화대혁명 이후인 1980년대에는 새로운 형식과 내용을 창조하려는 새로운 탐색이 일어났다. 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사회가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면서 사회구조가 변화되었고 그와 함께 수반된 정보화와 세계화의 영향 때문이었다. 이 같은 배경으로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문학의 ‘상품화’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중국 내부에서 시장 경제체제가 발달되면서 작가들은 작품 활동과 생계유지라는 두 가지의 갈림길에서 줄다리기를 하여야만 했다. 또 대중매체가 확대되면서 소비성 대중문화가 점차 형성되어 1980년대 말에 이르러 대중문화는 ‘주변 문화’ 혹은 ‘변두리 문화’에서 ‘주류 문화’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90년대 시장경제의 전면적인 개방은 바로 신시기 아동문학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1980년대까지 중국 현대화의 바람은 물론 시장경제에 그 목적성을 두고 있었지만, 국가의 주도적인 지휘 아래 계획 경제적인 발전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1980년대는 여전히 작품의 출판, 유통 그리고 판매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 작가와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가깝게 유지되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1992년 중국 정부가 완전한 시장경제와 개혁개방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문학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문학 작품 자체와 작가, 출판사 등은 더 이상 국가의 지원 및 도움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아동문학 역시 자연스럽게 대중의 구미에 맞는, 상품으로써의 문학으로 변모해 갔다. 1990년대에 들어서 작가들은 시장성에 맞으며 대중의 흥미와 요구에 부응하고 잘 팔리는 작품을 창작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1990년대에는 아동도서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출판사들이 현실적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각 아동전문 출판사들이 창조성을 중시하면서 다양한 장르로 경계가 넓어졌다. 이에 서로 다른 예술성을 띠고 다원화되면서 다양한 유파가 등장했으며, 아동극과 만화영화, 그림책 영역도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