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 기록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상인이 남긴 일기도 있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남긴 마을의 이야기도 있어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의 변두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람? 여행? 조선시대와 오늘날의 이심전심
오늘날도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벗어나 생각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자 여행을 한다. 작은 일탈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이를 통해 활력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과거에 다녀왔던 여행을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언젠가 다시 떠날 여행을 생각하며 새로운 활력을 얻기도 한다. 다만 여행에 얼마나 ‘진심’인가의 문제일 듯하다.
여행에 대한 ‘진심’을 논하자면 조선시대의 선비들 또한 못지않았던 것 같다. 조선의 선비들 또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소요했고, 다녀와서는 그 기억을 간직하고자 그림으로 그 정취를 다시 감상하기도 했으며, 때로는 기록으로 남겨 상상으로 유람을 다녀오기도 했다. 오늘날로 말하면 보드게임을 만들어 유람을 떠나기도 했다. 오죽하면 유람을 떠나 안목을 넓히는 것이 선비로서의 의무라는 이해를 넘어 신하의 의무로 여길 정도였으니 여행에 대한 ‘진심’으로 말하자면 결코 현대인 못지않았던 것이다. 본 책은 이처럼 선비들의 유람 문화와 더불어 유람에 대한 간절한 염원, 유람의 폐혜, 대표적인 유람지 등 실제적인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결합하여 면밀하게 소개해 준다.
어떤 일을 깊이 이해하는 데 가장 탁월한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다면 단연 ‘공감’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선비들의 문화와 역사를 단지 지적인 차원을 넘어서 공감의 영역으로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조선 선비들의 유람 문화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선사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