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성음악의 기원과 역사, 그레고리오 성가에서부터 CCM(생활성가)에 이르는 여러 형태의 성음악에 대한 소개, 드라마틱한 성가의 등장, 악기 사용과 전례, 성가와 미사의 관계, 성가책의 발간과 내용, 성가 선정의 문제점과 저작권을 둘러싼 시비, 성가대와 음악 전공자, 상업주의 등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의 성음악에 관한 거의 모든 쟁점과 논의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성가에 관한 다양한 교회 기관의 입장과 속사정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음악에 관한 저자의 가장 기본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식은, 왜 신자들이 미사 중에 성가를 열심히 부르지 않을까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저자의 진단은 간단명료하다. 교회가 제시해주는 노래가 부실하거나 마음에 전혀 와 닿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자들이 매일 미사 때 부르는 『가톨릭 성가』가 최소 1백 년 이상 된 예전 노래들이라는 사실은 변화하는 세태를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례의 변화와 더불어 성가도 계속 시대 변화를 모색하고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음악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성가대와 전문적인 기능을 가진 음악 전공자 역시도 단순한 자원봉사의 개념에서 벗어나 그 역할에 맞는 위상과 대우가 필요하며, 이를 제도화·시스템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간혹 분쟁의 대상이 되는 저작권 문제도 교회기관의 전향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며, 신앙과 봉사의 울타리를 넘어서 그 권리를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와 요구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쇄신과 투자를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회의 사목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는 ‘성음악위원회’ 같은 제도적인 기구를 통해 수렴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런 기구를 통해 전례적인 사목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