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지 않는 관심은 사랑이 아니라 학대입니다”
눈치 보는 관계에서 해방되어 삶의 주도권을 찾아줄 경계 설정 워크북
살다 보면 내가 원하지도 않은 관심을 주거나 자기가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경계’입니다. 관계에서 경계를 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경계를 설정하고 실행한다는 건 내가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 어떻게 대우받고 싶은지,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 등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경계를 설정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어려워합니다. 왜 그럴까요? 선을 그으면 사람들과 거리감이 생기거나 갈등이 생겨 인간관계가 망가지는 게 아닐까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경계를 표현하면 상대가 이에 대해 화를 내고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상대의 요구를 다 들어줘왔는데 갑자기 거절하거나 끊어내는 듯한 발언을 하면 되레 나를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타인도 내 경계에 적응하게 됩니다. 내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생기므로 오해나 갈등이 줄어들고, 더 큰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가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상대가 먼저 내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마세요.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잘 알게 되면 오해와 다툼이 줄어듭니다. 물론 때로는 내가 아무리 원하는 것을 말해도 들어주지 않고 더더욱 내 경계를 침범하려 하는 악한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내가 명확하고 직접적인 태도를 보일 때,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얻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좋은 관계를 위해 상대의 모든 것에 동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친밀하고 가까운 관계, 어려운 관계에서도 적절한 경계 만드는 법
가족, 친구, 연인, 상사, 이웃, SNS 친구 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관계에 경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과 같이 ‘가까운 사람’이나, 공격적이고 말을 함부로 하는 ‘어려운 사람’에게는 경계를 설정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누구에게나 특별히 더 경계 설정을 하기 어려운 사람은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에게 휘둘리면 삶이 더 비참해진다는 것입니다. 내 경계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사람과는 논리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권리를 주장할수록 그들은 오히려 나를 비열하고 이기적인 인간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때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매력적으로 포장하거나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하겠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해로운 관계를 알아차리려면 평소 나의 생각과 감정, 신체 감각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가 아무리 나를 속이려고 하고 가스라이팅을 하며 날 지배하려 해도 내 잘못이 아니라는 명확한 인식, 내 안에서 올라오는 불쾌한 감정, 긴장되는 신체 반응 등을 통해 ‘상대가 선을 넘었다는 신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과는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죄책감, 괴롭힘, 멸시와 같은 것을 무기로 계속해서 나의 경계를 파괴하려 하고 타협 자체를 거부합니다. 따라서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하루라도 빨리 관계를 끝내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관계를 끊는 게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 방법이 내게는 가장 큰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선 넘는 사람들의 행동을 애써 감싸지 마세요. 도를 넘은 관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지 마세요. 그들의 행동은 사랑이 아니라 통제, 조작, 학대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합니다. 그들에게는 당신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고 모든 문제가 다 내 잘못이 아님을 명확히 표현함으로써 더 강력한 경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자기주장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나를 보호하는 정당한 행동입니다”
죄책감 없이 내 권리를 주장하는 경계 설정 4단계 공식
경계 설정 역시 요리나 운전처럼 일종의 기술입니다. 따라서 경계 설정에도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며, 연습을 할수록 더 나은 경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 권리를 주장하는 데 과도하게 죄책감을 느낀다면 [경계 설정 4단계 공식]에 따라 경계를 만드는 연습을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선 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경계 설정 4단계 공식]
1단계 내 욕구 읽어내기: 내 감정에 집중하여 충족되지 않은 욕구 파악하기
2단계 나만의 경계 식별하기: 다양한 경계를 설정하고 그중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경계를 명확히 하기
3단계 현실에서 경계 실행하기: 경계를 전달할 구체적인 말을 정리하여 경계 구현하기
4단계 실패한 경계 수정하기: 한번에 달성하지 못한 경계를 지속적으로 고쳐나가기
경계를 실행할 때는 처음부터 성공적으로 경계를 설정하기는 어렵다는 걸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말했어도 원하는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고, 더 큰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절대 실망하지 마세요. 경계는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조정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시행착오와 연습을 통해 나의 경계 또한 점차 나아질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타인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68개의 연습 문제’들은 내가 어떻게 경계를 바라보고 설정해왔는지를 점검하고 ‘나다운 경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적정한 경계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가 나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건강한 관계를 세워나갈 수 있는 힘을 반드시 장착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