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작가 김선희의 소설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청색지소설선 7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밀도 있는 문장과 세밀한 심리 묘사로 청소년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려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18살 동현이의 성장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를 자퇴한 동현은 한옥직업학교에 입학해 낯선 이들과 지내게 된다. 동현은 종태에게 윤제가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환각에 시달리다 전기톱에 손가락을 잘리게 된다. 동현은 과거 윤제와의 스캔들로 추문에 휩싸이고 학폭위까지 불려간 뒤 윤제를 멀리하지만 윤제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한다.
동현은 나무를 깎고 다듬는 과정에서 나무를 향한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아버지의 뜻에 반해 진로를 정한다. 여자 친구였던 지수가 한옥직업학교로 찾아와 윤제가 전해달라고 한 조각도와 윤제의 스케치북을 주고, 동현은 윤제를 향한 마음의 실체가 사랑이었음을 알고 아버지를 비롯한 세상과 맞서기로 결심한다. 한옥직업학교를 졸업하는 날 동현은 식물인간이 된 윤제를 찾아가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고백을 한다.
동현이 병원에서 만났던 외국인노동자 따완과 대기업을 퇴사하고 한옥을 만들러 온 민우 형, 동성 친구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않은 윤제 등의 인물을 통해 획일화된 우리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하나의 정답을 정해두고 정답과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사회에서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부재 하나하나가 모여 한옥이 완성되는 것처럼 모두가 어우러진다면 행복에 이르는 길이 될 것이다. 이 소설은 십 대 청소년들이 스스로 꿈꾸는 세상을 향해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