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독일의 한 노인 요양원에서 돌봄 노동자로 일하는 필리핀 출신 젊은 어머니와 그의 어린 딸의
시선이 이야기의 첫 번째 축을 이룬다. 이야기의 두 번째 축은 요양원에 입주한 백인 독일 할
머니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ㆍ 첫 번째 이야기 축을 통해 이주 여성 노동자의 삶(특히 돌봄 노동이라는 여성화된 노동의 갈
래)과 고향 및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그리고 이주 여성 노동자의 자녀인 이민 1.5세대 내지 2
세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다. 나아가 두 번째 이야기 축을 통해서는 여성의 늙어감과 그에 따
른 감정 변화, 다양한 형태의 가족 관계와 노년의 불안 등을 읽을 수 있다.
ㆍ 두 이야기 축은 시적으로 묘사된 그림과 패널의 색감 교차로 얼기설기 엮어지다, 말미에 주요 등장인물들의 만남을 통해 매듭짓는다.
작품은 이주, 여성, 노동, 가족 등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 현상을 다루면서도, 많은 사람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간애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처럼 주제와 내러티브가 가진 보편성 덕분에 한국의 독자들도 작품이 시사하는 바를 쉽게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성인을 위한 서정적인 만화/그림책의 형식으로 만들어졌지만, 쉬운 구어체와 묘사 중심의 이미지로 어린이, 청소년 독자에게도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