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존재 자체로 평등하다.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그토록 찾아 헤매는 "나". 그 "자아"라는 존재가 허상이라는 것을, 다만 개념일 뿐이라는 것을, 그 실체를 만약 깨닫게 된다면 독자들은 더 분명하고 뚜렷하며 시원스런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너"를 구별 짓는 분별심과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차별을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원효는 불교공부를 더 하기 위해 두 번 당나라로 가는 유학길에 올랐다. 첫 번째는 국경에서 간첩으로 오인 받아 되돌아 왔고 두 번째 유학길은 도중에 작파했다. 비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원효는 동행하던 의상과 함께 무너진 토굴을 더듬어 들어가 잠을 청했다. 잠결에 목이 말랐던 원효는 바가지에 담긴 물을 시원하게 마시고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원효는 실상을 알게 된다. 토굴은 무너진 흙무덤이었으며 바가지는 해골이었고 거기에 고인 물을 마셨던 것이다. 원효는 그 찰라, 벼락이 내려치듯 깨달았다. "일체유심조(一切有心造)"의 의미이다. 대승기신론의 일심이문(一心二門) 사상인 것이다. 원효는 자신의 마음을 넘어서는 존재계 전체와 모든 존재를 끌어안고 연결되는 마음으로서 일심(一心)을 체득한 것이다. 원효는 [대승기신론소 및 별기]를 저술했고 파계를 했고 소성거사(小姓居士)로 살며 대승철학을 실천하고 평등을 실천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할거하던 삼국시대에 태어나 불완전한 통일신라시대를 건넜던 원효는 불교사상가를 넘어 민중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스승이자 친근한 존재로 천 년을 살고 있다.
이제, 그 원효의 평등사상은 김학성 저자의 3부작 [원효의 대승철학: 삶, 깨어남, 평등]으로 다시 텍스트화 된다.
제 1권 『깨어나는 새벽』을 김학성 저자는 먼저 펴냈다.
"평등"과 "불평등"은 인류에겐 언제나 중요한 과제였고 "평등"은 단순한 규범을 넘어서 인간을 포함한 일체의 존재와 존재계의 가장 근본이 되는 성품이자 이치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달을 수 있다.
저자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우화로서 원효의 평등사상을 풀어낸다. 차별과 불평등이, 자본주의 체제의 검은 등에 업혀 보편화되어 있는 지금, 왜 우리는 원효와 동행해야 하는지, 평등과 동행하는 그 삶이 그 생태계가 얼마나 무한히 넓고 밝고 빛나는지 『깨어나는 새벽』은 보여준다.
그토록 구별하고 싶어 하는 "너"와 "나". 평생을 찾아 헤매도 알 수 없는 "나". 그 답답한 무거움을 벗어버리고 빛이 깨어나는 새벽의 푸른 세상을 지금 우리는 함께 만날 수 있다.
『깨어나는 새벽』은, 독자들에게 달고 시원한 물 한 바가지를 건넬 것이다. 마른 목을 축이고 더운 이마를 적실만큼 넉넉하고 청량한 물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깨어나는 새벽』은 우화이다. 평등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동물들이 주인공이고 그 동물들이 곧 사람이다. 이 우화에 호모사피엔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념과 분별에 갇혀 이 우주의 모든 존재 위에 군림하며 같은 인류 외에는 교류를 나누지 않고 닫혀 있는, 불통의 세상에 사는 호모사피엔스. 스스로 불평등을 만들고 산업혁명이니 4차혁명이니를 내세워 영욕의 자본주의에 빠져 사는 호모사피엔스는 등장하지 않는다. 허나 독자들은 『깨어나는 새벽』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러한 호모사피엔스가 살아온 역사를 만나게 된다. 또한 주인공인 동물들의 삶을 통해 인류가 어떻게 역사의 장을 넘겨왔고 그 바탕이 되어 준 철학과 사상, 사회와 문화의 흐름은 어떠했는지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실상은 방대한 인류사를 원고지 400매, 글자 51,318자 속에 이야기로 녹여 넣었다.
『깨어나는 새벽』을 읽는 독자들에겐 또 다른 선물이 주어진다. 원효의 대승철학을 우화로 읽노라면 인류사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지식들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깨어나는 새벽』은 독자들에게 물음을 던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독자들은 자신들의 깨어나는 새벽을 준비하며 그 밝은 질문에 답하게 될 것이다.
『깨어나는 새벽』의 각주로 만나는 동서고금의 철학서와 문학서 그리고 역사와 인물들
‘인생의 책’을 찾고 있는 독자들에게 『깨어나는 새벽』의 각주들을 정독하길 권한다. 어디서 들어는 보았던 인물과 철학과 사상, 제목은 알고 있지만 내용은 알지 못했던 훌륭한 책들에 대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독자들의 서가에서 지혜롭게 빛날 도서목록이 될 것이다.
1) 마명(馬鳴): 산스크리트 이름으로 아슈바고샤(산스크리트어:
अश्वघोषः). 인도의 고전인 산스크리트 문학 최초의 불교 시인이며
대승불교 철학자(50년~150년 사이에 생존한 것으로 추정)
2) 양나라: 한(韓)이 멸망하고 위(魏).오(吳).촉(蜀)을 거쳐 위(魏).진
(晉)이 몰락한 후의 남북조시대 남조 국가 중의 하나
3) 당시 서유럽은 암흑기인 중세에 들어가던 시대였고, 중동에
서는 무함마드가 610년에 창시한 이슬람이 막 발흥하던 시기였
다.
4) 파울루 프레이리, 『페다고지』, 남경태·허진 옮김, 그린비,
2020. 76~77쪽 참조. 일부 번역표현을 수정했다.
5) 박태원, 『원효, 하나로 만나는 길을 열다』, 한길사, 2016,
370~371쪽. 「원효불기(元曉不羈), 『삼국유사』 권4.
6)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도올 김용옥,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 통나무, 1989. 181~227쪽 참조
7) 전국시대: 기원전 403년에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인
기원전 222년까지의 시대
8) 맹자: 생몰년대는 정확하지 않지만 기원전 372년경에 태어나
기원전 289년경에 사망한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의 사상가. 인정
(仁政)과 왕도정치, 성선설을 주장했다.
9) 칼 맑스: 독일의 공산주의 혁명가. 혁명적 사회주의자. 1818
년 프로이센 왕국 트리어 시(市)에서 출생. 1883년 런던에서 무
국적자로 사망. 1847년 『공산당 선언』을 엥겔스와 집필. 1867
년 『자본론 제1권』 출간. 동시대에 수운 최제우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를 집필했다.
10) 도올 김용옥, 『동경대전2』 , 통나무, 2021. 510쪽
11)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1660년 출생 1731년 사망.영
국의 소설가. 언론인. 소설 『로빈슨 크루소』를 발표하여 명성을
얻었다. 주요 저서로 『싱글턴 선장』, 『몰 플랜더스』, 『자크 대
령』 등이 있다
12) 조지 오엘(George Orwell): 1903년 인도에서 출생, 1950
년 런던에서 사망. 영국의 작가. 명료한 문체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과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물농장』, 『1984년』이 특히 유명하다.
13)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년
독일 뢰켄 출생, 1900년 독일 마이마르에서 사망. 시인. 철학자.
서구의 전통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고자 했기 때문에 "망치
를 든 철학자"라는 별명이 있다. 저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비극의 탄생』,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도덕의
계보학』 등이 있다. 니체가 이 책들을 주로 저술한 시기는 해월
최시형에 의하여 수운 최제우의 저술인 『동경대전』과 『용담유
사』가 출간되던 시기이다.
15) 미셀 투르니에(Michel Tournier): 1924년 파리에서 출생
2016년 초이젤에서 사망. 프랑스 소설가. 1967년 데뷔작 『방드
르디, 태평양의 끝』을 발표하면서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이 책이 번역되면서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소설 『메테오르』, 『황금구슬』, 산문집 『예찬』
『짧은 글 긴 침묵』발표
16)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 1820년 독일 바르
멘에서 출생(방적공장 경영자의 아들로 태어남) 1895년 런던에
서 사망. 독일의 사회주의 철학자·경제학자로 칼 맑스와 함께 마
르크스주의의 창시자 중 한 사람. 저서 『신성가족』, 『독일 이데
올로기』,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등
17) 어니스트 시튼(Ernest Thompson Seton): 1860년 영국에서 출생 1946년 미국에서 사망. 논픽션 작가. 야생화가. 야생동
물 미술가. 시튼 동물기의 저자로 유명하다.
18) 칼 맑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이진우 옮김,
책세상, 2018. 해당 인용 부분은 이 책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하지만 용어의 해석과 표현은 일부 수정했다. 특
히 ‘사적 소유’라는 표현은 ‘사유 재산’이라고 표현을 수정
했다.
19) 존 로크, 『통치론: 시민정부의 참된 기원, 범위 및 그 목적에
관한 시론』, 강정인 옮김, 까치글방, 2023. 55쪽
20)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조현욱 옮김, 김영사, 2017,
440~441쪽
21)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홍기빈 옮김, 도서출판 길, 2009.
제6장. 여기서 폴라니는 노동, 토지, 화폐를 ‘상품 허구’라고 한다.
22) 사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로빈슨 쿠르소라는 모
험 소설의 실제 내용이다.
23)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갈라파고스,
2021. 104쪽
24) 유범상,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학교도서관저널,
2018. 30~31쪽
26)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243~244쪽
27)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433~434쪽
28) 칼 맑스·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이진우 옮김,
책세상, 2018, 37쪽
33)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2020, 40쪽
35) 이 부분은 피에르 클라스트르,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 홍
성흡 옮김, 이학사, 2019. 제11장을 참고하였다.
37) 가리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b,
2017, 31~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