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의사회 〈의사신문〉에 의사들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칼럼을 처음 연재했던 것이 2007년도인 약 16년 전입니다. 환자의 진료 만족 및 진료 신뢰도는 단순히 진료 시 의사의 친절함과 같은 서비스 측면을 넘어섰습니다.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적극적으로 따르고 의사가 권유하는 시술이나 수술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초진 환자가 재진 환자로, 나아가 충성 환자가 되어서 열심히 치료와 처방에 따르는 지는 분명히 의사의 친절을 넘어서 의사의 논리적인 설명, 환자의 니즈와 목적에 맞는 맞춤 진료, 환자의 성향과 이해 수준에 맞는 여러 진료 면담 기법들이 좌우하게 됩니다. 진료 면담 기법은 환자의 이야기를 어떻게 잘 들어야 하는지부터 대상이나 특성, 지적 수준에 따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환자나 보호자의 특성에 따라 어떤 식으로 동의를 얻어야 하며 교육해야 하는지, 나쁜 소식을 효과적으로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치료 효과가 없거나 치료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 환자의 클레임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까지 의사-환자 간의 진료 면담 전반을 포함합니다.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정보화 시대에는 넘쳐나는 정보 중에서 옥석을 가려내어 전달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의사들에게도 당연히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실제 실력이 뛰어나도 환자와 상담하며 횡설수설한다거나 대화 중 앞뒤가 안 맞는 논리적 모순을 보인다면 그 의사는 환자에게 결코 좋은 의사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요즘 환자들은 대다수가 처음 상담 시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고 의사의 실력을 가늠하며 치료를 받을지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만큼 이제는 의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환자와의 신뢰도를 구축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이 책에서는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환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들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아마도 국내 최초, 의사들을 위한 맞춤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입니다. 실제 병원에서 일어나는 의사와 환자의 여러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예화로 들었으며,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정확히 짚고 그에 따른 효과적인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아울러 의사분들이 저자인 저에게 질문한 것들과 강의 시 설문을 통해 의사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시는 질문 리스트를 뽑아 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의사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동안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답답함과 풀리지 않는 문제를 느꼈던 모든 의사분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용한 정보가 되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