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민주화·산업화 담론이 종식되고 연대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4가지 증거를 들어 설명한다. 투표 지층, 국민 성향, 시대정신, 리더십 선호가 촛불혁명과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변화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투표 지층에 변화가 일어났다. 광화문 촛불혁명은 민주당의 지지층을 튼튼하게 만들었다기보다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무너뜨렸다. 이후 이 지층 위에서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둘째, 국민 성향은 ‘도전하는 국민’에서 ‘이타적 국민’으로 변하고 있다. 셋째, 시대정신은 독점과 이기적 요인을 배제하고 배려와 협력으로 변화하고 있다. 넷째, 한국 사회가 원하는 리더상이 도전·혁신·개혁의 리더로 바뀌었다. 이러한 연대·협력 시대 혁신의 조건은 증거 기반의 경험주의 정치와 정치인과 당원의 품성론이다. 그리고 혁신의 결과는 새로운 사회협약과 정치 혁신으로 주어질 것이다.
이미 오래되어 사실상 실효를 잃은 규칙들이 전방위적 갈등 구조와 균열을 만들고 있다. 더는 합의가 어렵게 된 제도와 규칙은 저출생·고령화 문제 해결, 노동 환경 개선, 여성 경제 활동 촉진, 세대 간 신뢰에 발목을 잡고 있다. 고용주와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중소기업과 대기업, 민주 세력과 산업 세력,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도시와 농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구조적 문제를 재생산하고 있다. 대전환기 위기를 겪는 한국 사회가 첨예한 갈등 구조와 낡은 관행을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회협약이 전방위적으로 체결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회협약의 방향과 문제의식, 추진 방법을 제시한다.
정당은 유연성·투명성·다원성·개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 정당의 몇몇 국회의원 또는 학
자들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참여로 혁신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혁신의 목표는 스마트 국회이다. 스마트 국회란, 협력 기반의 유기적 의사결정 능력을 가진 국회이다. 지금 국회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국회가 시의적절하게 좋은 의사결정을 해주어야 연대와 협력이 시스템으로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 이러한 역할은 기업도, 시민사회도 대신할 수 없다. 그렇지만 국회엔 아직까지 연대와 협력의 방법론이 부족하다. 견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견제는 연대와 협력의 최적 조건을 찾는 과정일 뿐이다.
연대와 협력 정치의 방향을 사회적 자유주의 이념으로 소화할 수 있다. 이 둘을 양 날개로 삼아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연대와 협력의 시대를 이끌 민주정당은 선거에서 승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선거운동 방법이 필요하다. 초접전지에서 마이크로 타깃팅 방식으로 유권자와 대면 접촉을 늘리는 데이터 기반 선거, 마이크로 타깃팅 골목선거를 통해 이기는 선거를 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선거는 투표의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어, 사후에 과학적으로 선거 결과를 평가할 수 있다. 마이크로 타깃팅을 통해, 유권자의 참여를 촉진할 수도 있다. 어떠한 선거 정보가 유권자에게 유익하고 투표를 독려할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네거티브 선거에서 정책 선거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선거는 미디어 선거에서 빅데이터 마이크로 선거로 전환된 지 오래다. 빅데이터 마이크로 선거의 대표적인 선거운동 방식인 골목선거는 정치의 책임성을 높이는 ‘이기는 정치 개혁’의 중요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