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계절의 순환과 생명의 화음’에서는 넋의 고양을 통해 강인한 생명의 원리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고정희의 「지리산의 봄 1」, 특유의 절제와 미적 거리를 바탕으로 시간의 순환과 자연의 질서를 담아낸 김광섭의 「봄」, 생명력이 치솟는 절정의 계절이 주는 활력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노천명의 「푸른 오월」, 여름비의 생동감을 빠른 리듬으로 표현한 박용래의 「건들 장마」, 봄과 가을의 이항대립을 통해 경건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외로움을 승화시킨 김현승의 「가을」, 기다림이 야기한 슬픔과 고통으로 삼매의 경지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준 한용운의 「고대」를 살펴본다.
2장 ‘시간과 사물의 풍경’에서는 은유를 통해 삼라만상의 고뇌와 인간적 열망을 드러낸 김명인의 「안정사」, 풍경에서 찾아낸 일상의 깨달음을 모색하고 우주와 사물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끌어낸 정현종의 「나방이 풍경을 완성한다」, ‘기다림’이라는 추상적 영역을 ‘포도의 성숙’과 ‘손님의 도래’라는 두 표상으로 이중적으로 표현한 이육사의 「청포도」, 특수한 감각 표현과 색채적 이미지, 이국정취 등을 통해 평온한 몽상의 세계를 그린 김광균의 「오후의 구도」, 예리한 미적 감수성과 특유의 언어적 감각으로 투명한 언어를 구현해낸 정지용의 「향수」를 살펴본다.
3장 ‘우리를 일으키는 내면의 목소리’에서는 무수히 다시 태어나는 열망의 존재로의 재생을 꿈꾸게 하는 공간적 힘을 그린 김광규의 「크낙산의 마음」, 난생의 꿈꾸기를 통해 혁명처럼 다가올 해방에의 희망을 노래한 김승희의 「달걀 속의 생 5」, 끝없이 새 길을 찾아 떠나고 자기연민과 미움 속에서 방황하며 젊고 순결한 영혼으로 스스로를 고양하려는 생의 태도를 표현해낸 윤동주의 「자화상」, 양면성의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망설임을 향한 간절한 지향을 담아낸 김소월의 「가는 길」, 자연을 통해 세계와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낸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살펴본다.
4장 ‘불의 갈망, 물의 언어, 소리의 응답’에서는 이질적인 것을 동일화하는 불의 상상력을 보여준 허영자의 「백자」, 물의 역동성을 통해 순환하는 생의 논리와 시의 순리를 향한 깨달음을 표현한 박목월의 「비유의 물」, 이중적 시공간을 매개함으로써 자아를 회복시키고 연속성을 확보하게 하는 소리의 힘을 노래한 이수익의 「방울 소리」, 시간의 축과 공간의 축이 종교적 축에 의해 깨달음의 세계에 가닿는 과정을 그린 조지훈의 「범종」, 팽이의 도는 힘과 그것을 돌게 하는 힘의 상관관계 속에서 삶과 역사의 보편성을 성찰한 김수영의 「달나라의 장난」을 살펴본다.
5장 ‘새, 꽃, 산의 존재론적 명명 행위’에서는 우주의 비범한 순환원리에 인간의 삶을 투사하며 유한한 삶의 가치를 깨달은 천상병의 「새」, 무명의 어둠을 걷어내고 명명의 밝음으로 존재하도록 하는 언어의 힘과 시의 소명에 대한 인식 과정을 그려낸 김춘수의 「꽃을 위한 서시」, 생명적 이미지와 능동적 상상력, 우리말 소리의 다양성과 리듬 효과, 그리고 강인한 시 정신의 추구를 담아낸 박두진의 「청산도」, 역설적 공간의 양면성을 통해 삶의 대립과 순환 개념을 표현하며, 나아가 불귀의식을 드러냄으로써 비극적 완결감을 구현해낸 김소월의 「산」을 살펴본다.
6장 ‘너를 향한 불변의 사랑 노래’에서는 총체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로서 새로운 시공으로 향하는 길 위의 기다림을 그려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신격화된 절대적 존재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 양면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추구하는 서정주의 「다시 밝은 날에」, ‘또 하나의 자아’이기도 한 비실체의 대상에 대한 절절한 희구와 절제를 유려한 소리와 정서, 청각적 정감을 통해 환기한 김영랑의 「내 마음을 아실 이」, 절망적 상황에서 님에 대한 염원과 현실 극복에의 강인한 의지를 표출한 한용운의 「찬송」, 육체와 정신 모두의 가치를 인정하는 균형감각을 통해 사랑, 나아가 금기의 잣대를 뛰어넘는 연대감을 환기하는 서정주의 「선덕여왕의 말씀」을 살펴본다.